"당신의 경우에는 조금도 머뭇거리지 않을 테니 안심하십시오, 몰든 씨." 위크필드 씨가 말했다.
"고맙습니다." 상대가 말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선물로 받은 말의 입을 쳐다보고 싶지는 않거든요, 예의 없는 짓이니까요. 그렇지 않다면 제 사촌 애니가 얼마든지 제 방식대로 해결할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 애니는 그 늙은 박사님께 이렇게 말하기만 하면 됐을 겁니다……."
"스트롱 부인이 남편에게 말만 하면 된다는 뜻입니까? 제 이해가 맞나요?" 위크필드 씨가 물었다.
"정확합니다." 상대가 대답했다. "그러니까 그저 이런저런 일이 이렇게저렇게 되기를 원한다고 말만 하면, 당연히 그렇게 될 거라는 얘기죠."
"그런데 왜 당연히 그렇게 된다는 겁니까, 몰든 씨?" 위크필드 씨가 차분하게 식사를 하며 물었다.
"글쎄요, 왜냐하면 애니는 매력적인 젊은 아가씨이고, 그 늙은 박사님, 그러니까 스트롱 박사님은 매력적인 젊은 청년은 아니니까요." 잭 몰든 씨가 웃으며 말했다. "누구 기분 상하게 하려는 건 아닙니다, 위크필드 씨. 제 말은 그런 종류의 결혼에서는 어느 정도의 보상이 공정하고 합리적이지 않을까 하는 것뿐입니다."
"그 부인에 대한 보상을 말씀입니까?" 위크필드 씨가 점잖게 물었다.
"그렇습니다, 그 부인에 대한 보상이죠." 잭 몰든 씨가 웃으며 대답했다. 하지만 위크필드 씨가 여전히 침착하고 요지부동인 태도로 식사를 계속하는 것을 보고는, 그의 얼굴 근육 하나도 풀어지게 할 가망이 없음을 깨달은 듯 말을 덧붙였다. "어쨌든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다 했으니, 방해해서 다시 한번 사과드리고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물론 저는 박사님 댁에는 언급하지 않고, 오직 당신과 저 사이에서만 해결할 문제로 삼으라는 지시를 따를 겁니다."
"식사는 했나?" 위크필드 씨가 식탁 쪽으로 손짓하며 물었다.
"고맙습니다. 제 사촌 애니와 함께 먹을 예정입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몰든 씨가 말했다.
위크필드 씨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은 채, 밖으로 나가는 그를 생각에 잠긴 듯 바라보았다. 그는 잘생긴 얼굴에 말을 빨리하고 자신감 넘치고 대담한 태도를 지닌, 다소 경박해 보이는 젊은 신사였다. 그날 아침 박사님이 그에 관해 말씀하실 때만 해도 이렇게 빨리 보게 될 줄은 몰랐던, 잭 몰든 씨와의 첫 만남이었다.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다시 위층으로 올라갔는데, 그곳의 모든 일은 전날과 똑같이 진행되었다. 아그네스는 유리잔과 술병을 같은 구석에 놓았고, 위크필드 씨는 앉아서 술을 마셨는데 꽤 많이 마셨다. 아그네스는 그를 위해 피아노를 치고, 그의 곁에 앉아 바느질을 하며 대화를 나누었고, 나와 도미노 게임도 했다. 적절한 시간에 차를 내온 아그네스는 나중에 내가 책을 가져오자 그 안을 들여다보더니, 자신이 아는 부분들을 보여주었다(그녀는 사소한 것이라고 했지만 결코 그렇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들을 배우고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이 글을 쓰는 지금, 나는 그녀의 겸손하고 정돈되며 평온한 태도를 떠올리고, 그 아름답고 차분한 목소리를 듣는 듯하다. 나중에 그녀가 내게 미치게 된 모든 선한 영향력이 벌써 내 가슴 속으로 스며들기 시작했다. 나는 꼬마 에밀리를 사랑하고 아그네스는 사랑하지 않는다. 아니, 전혀 그런 식으로는 아니다. 하지만 나는 아그네스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선함과 평화, 그리고 진실이 깃들어 있다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오래전 교회에서 보았던 색유리창의 부드러운 빛이 항상 그녀에게, 그리고 그녀 곁에 있는 나에게, 주위의 모든 것들에 비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녀가 밤을 보내러 들어갈 시간이 되어 자리를 뜨자, 나도 떠날 준비를 하며 위크필드 씨에게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그는 나를 제지하며 말했다. "우리와 함께 지내고 싶나, 트로트우드? 아니면 다른 곳으로 가고 싶나?"
"함께 지내고 싶습니다." 내가 서둘러 대답했다.
"확실한가?"
"부탁드립니다. 허락만 해주신다면요!"
"글쎄, 우리가 여기서 보내는 삶은 따분하기만 할 뿐이라서 말이야, 얘야." 그가 말했다.
"아그네스만큼 따분하지는 않아요, 선생님. 전혀 따분하지 않다고요!"
"아그네스만큼이라……." 그가 되뇌며 천천히 커다란 벽난로 쪽으로 걸어가 몸을 기댔다. "아그네스만큼이라니!"
그날 저녁 그는 눈이 충혈될 정도로 와인을 마셨다(아니면 내가 그렇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지금은 그가 고개를 숙이고 손으로 눈을 가리고 있어서 볼 수는 없었지만, 조금 전까지만 해도 분명 그랬다.
"자, 궁금하군." 그는 중얼거렸다. "우리 아그네스가 나를 지겨워하는지 말이야. 내가 어떻게 아그네스를 지겨워하겠나! 하지만 그건 다르지, 아주 다른 문제야."
그는 나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 혼잣말을 하고 있었기에, 나는 조용히 있었다.
"따분한 낡은 집이지." 그가 말했다. "단조로운 삶이기도 하고. 하지만 아그네스를 곁에 두어야 해. 곁에 붙들어 두어야만 해. 내가 죽어서 사랑하는 아이를 남겨두거나, 사랑하는 아이가 죽어서 나를 떠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유령처럼 찾아와 가장 행복한 시간마저 괴롭힐 때면, 그것을 잊기 위해 술에……"
그는 끝말을 잇지 않았다. 하지만 천천히 앉았던 자리로 돌아가 비어 있는 술병으로 와인을 따르는 시늉을 기계적으로 하더니, 술병을 내려놓고 다시 왔다 갔다 거렸다.
"아그네스가 여기 있어도 견디기 힘든 고통인데." 그가 말했다. "아그네스가 없다면 어떨까? 아니, 아니야. 차마 해볼 엄두가 나지 않아."
그는 벽난로에 몸을 기댄 채 너무 오래 생각에 잠겨 있었기에, 나는 자리를 떠나 그를 방해하는 위험을 감수할지 아니면 그가 몽상에서 깨어날 때까지 조용히 기다릴지 결정할 수가 없었다. 마침내 그가 정신을 차리고 방 안을 둘러보다가 나와 눈이 마주쳤다.
"우리와 함께 지내기로 했지, 트로트우드?" 그가 평소와 같은 말투로, 마치 내가 방금 한 말에 대답하는 것처럼 말했다. "잘된 일이다. 너는 우리 둘에게 좋은 말벗이 되어줄 거야. 네가 여기 있는 건 참 유익해. 나에게도 유익하고, 아그네스에게도 유익하고,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유익할 테지."
"저에게도 분명 그렇습니다, 선생님." 나는 대답했다. "여기에 있게 되어 정말 기뻐요."
"장하구나!" 위크필드 씨가 말했다. "네가 여기 있는 걸 기뻐하는 한, 계속 머물러도 좋다." 그는 그 약속의 의미로 나와 악수하고는 내 등을 툭툭 쳤다. 그리고 밤에 아그네스가 잠자리에 든 뒤에 할 일이 있거나 혼자 책을 읽고 싶으면, 자신이 방에 있을 때 언제든 말벗이 되길 원한다면 내려와서 함께 있어도 좋다고 말했다. 나는 그의 배려에 감사를 표했다. 그가 얼마 지나지 않아 아래층으로 내려갔고, 나도 피곤하지 않았기에 책을 손에 들고 그가 허락한 대로 반 시간만 함께 있기로 하고 아래로 내려갔다.
하지만 작은 원형 사무실에 불이 켜져 있는 것을 보고, 나를 묘하게 끌어당기는 힘이 있는 유라이어 힙에게 본능적으로 이끌려 그곳으로 들어갔다. 유라이어는 아주 두꺼운 책을 읽고 있었는데, 얼마나 열성적으로 집중하는지 길쭉한 집게손가락으로 읽는 줄마다 따라가며 (내가 보기에 그는 분명히 그랬다) 달팽이가 기어간 듯한 축축한 자국을 책장에 남기고 있었다.
"오늘 밤 늦게까지 일하는군요, 유라이어." 나는 말했다.
"네, 코퍼필드 도련님." 유라이어가 대답했다.
그와 더 편하게 이야기하려고 맞은편 의자에 올라앉으면서 보니, 그에게는 미소라는 게 전혀 없었다. 대신 입을 옆으로 넓게 벌리고 양쪽 뺨에 딱딱한 주름을 두 개 만드는 것이 그가 지을 수 있는 미소의 전부였다.
"사무실 일을 하는 건 아니에요, 코퍼필드 도련님." 유라이어가 말했다.
"그럼 무슨 일을 하는데요?" 나는 물었다.
"법률 지식을 쌓고 있습니다, 코퍼필드 도련님." 유라이어가 말했다. "『티드의 실무 지침서』를 읽는 중이에요. 오, 티드 씨는 정말 대단한 저술가예요, 코퍼필드 도련님!"
내가 앉은 의자는 관찰하기에 아주 좋은 높은 자리였다. 황홀한 감탄사를 내뱉고 다시 책을 읽으며 집게손가락으로 줄을 짚어가는 그를 지켜보니, 얇고 뾰족하며 날카로운 흠집이 있는 그의 콧구멍이 아주 독특하고 불쾌한 방식으로 벌름거리는 것이 보였다. 거의 빛나는 법이 없는 그의 눈 대신 콧구멍이 반짝거리는 듯했다.
"그럼 당신은 꽤 훌륭한 법률가가 된 건가요?" 한참 동안 그를 바라보다가 내가 물었다.
"저 말인가요, 코퍼필드 도련님?" 유라이어가 말했다. "오, 아니에요! 저는 아주 비천한 사람인걸요."
그의 손에 대한 내 생각은 착각이 아니었다. 그는 종종 손바닥을 서로 비벼 마르고 따뜻하게 만들려 했고, 몰래 손수건으로 자주 닦아내기도 했으니까.
"저는 제가 세상에서 가장 비천한 사람이라는 걸 잘 알아요." 유라이어 힙이 겸손하게 말했다.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몰라도 말이죠. 제 어머니도 아주 비천한 분이시고요. 우리는 보잘것없는 거처에 살고 있지만, 코퍼필드 도련님, 그래도 감사할 일이 참 많답니다. 아버지의 옛 직업도 비천했어요. 교회지기였거든요."
"지금은 무엇을 하시나요?" 내가 물었다.
"아버지는 지금 영광의 나라에 계십니다, 코퍼필드 도련님." 유라이어 힙이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감사할 게 많아요. 위크필드 씨와 함께 살 수 있다니, 저는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나는 유라이어에게 위크필드 씨와 함께 일한 지 얼마나 되었는지 물었다.
"코퍼필드 도련님, 저는 그분과 함께한 지 이제 4년이 다 되어갑니다." 유라이어가 읽던 곳을 조심스럽게 표시하고 책을 덮으며 말했다. "제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1년 뒤부터였죠. 그 점에 대해 제가 얼마나 감사해야 할지 모릅니다! 제 어머니와 저의 비천한 형편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을 견습생 과정을 밟게 해주신 위크필드 씨의 친절한 배려에, 제가 얼마나 감사해야 할지요!"
"그럼 견습 기간이 끝나면 정식 법률가가 되겠네요?" 내가 말했다.
"신의 가호가 있다면요, 코퍼필드 도련님." 유라이어가 대답했다.
"언젠가는 위크필드 씨 사무실의 동업자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나는 분위기를 맞추려고 말했다. "그럼 '위크필드 앤 힙'이나, 아니면 '힙 래트 위크필드'가 되겠네요."
"오, 아뇨, 코퍼필드 도련님." 유라이어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저는 그런 걸 하기엔 너무 비천한걸요!"
그가 겸손한 태도로 앉아 입을 옆으로 벌리고 뺨에 주름을 잡은 채 나를 곁눈질할 때, 그는 창밖 대들보에 조각된 얼굴과 정말이지 놀랍도록 닮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