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는 벗지 않았던 외투 주머니에 손을 넣어 구운 밤 몇 개를 꺼내 내게 던져주었다.
나는 아무 말 없이 그것을 받아 먹었고, 아주 만족스러웠다.
"자!" 잠시 후 그가 속삭였다. "어떻게 그분에 대해…… 아는 거요?"
나는 망설이지 않고 그에게 사실대로 말했다.
"저는 혼자였고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내가 이야기했다. "그러다 예전에 알던 한 친구가 생각났습니다. 그 친구는 무엇이든 많이 알고 있을 거라 믿었죠. 저는 그림을 하나 그렸는데, 세계 구에서 빠져나오는 새였습니다. 그걸 그 친구에게 보냈죠. 얼마 후, 더는 기대하지 않고 있을 때 종이 한 장을 받았습니다.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죠.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 한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이다.'"
그는 아무 대답이 없었다. 우리는 밤을 까서 와인과 함께 먹었다.
"한 잔 더 할까?" 그가 물었다.
"아뇨, 됐습니다. 술은 별로 안 좋아해서요."
그는 다소 실망한 듯 웃었다.
"마음대로 해! 난 좀 다르거든. 여기 더 있을 생각이야. 그럼 이만 가 봐!"
그다음 오르간 연주가 끝나고 그와 함께 갔을 때, 그는 별로 말이 없었다. 그는 오래된 골목의 낡고 번듯한 집으로 나를 데리고 올라가 크고 다소 어둡고 정돈되지 않은 방으로 안내했다. 피아노 외에는 음악과 관련된 것이라곤 없었지만, 커다란 책장과 책상이 방을 다소 학구적인 분위기로 만들고 있었다.
"책이 정말 많군요!" 내가 감탄하며 말했다.
"이 중 일부는 내가 얹혀사는 아버지의 서재에서 가져온 거야. 그래, 젊은이. 난 부모님과 함께 살지만, 당신을 소개해 줄 순 없어. 내 친구들은 이 집에서 좋은 대접을 받지 못하거든. 난 돌아온 탕자 같은 존재야. 아버지는 이 도시에서 아주 존경받는 목사이자 설교자시지. 그리고 당신이 알아야 할 사실은, 내가 그분의 재능 있고 장래 유망한 아들이었지만, 결국 궤도를 벗어나 제법 미쳐버렸다는 거야. 난 신학도였는데 국가 고시를 앞두고 그 따분한 학부를 그만뒀지. 물론 개인적으로 연구하는 분야는 여전히 그대로지만 말이야. 사람들이 저마다 어떤 신을 생각해냈는지는 내게 여전히 아주 중요하고 흥미로운 주제야. 아무튼 난 이제 음악가고, 조만간 작은 교회 오르간 연주자 자리를 얻게 될 것 같아. 그러면 다시 교회와 관련된 일을 하게 되는 셈이지."
나는 작은 탁상 스탠드의 희미한 불빛 아래에서 볼 수 있는 만큼 책등을 훑어보았다. 그리스어, 라틴어, 히브리어로 된 제목들이 보였다. 그사이 내 지인은 어둠 속 벽 쪽 바닥에 드러누워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이리 와." 잠시 후 그가 불렀다. "이제 철학 공부를 좀 하자고. 그러니까 입 다물고 배를 깔고 누워서 생각하는 거지."
그는 성냥을 그어 자신이 누워 있는 벽난로에 종이와 장작을 태웠다. 불꽃이 높이 솟아올랐고, 그는 아주 신중하게 불을 지피고 장작을 더 넣었다. 나는 그 옆의 낡은 카펫 위에 누웠다. 그는 나까지도 매료시키는 불길을 응시했다. 우리는 한 시간가량 말없이 배를 깔고 누워 타오르는 장작불을 바라보았다. 불꽃이 일렁이며 타오르다가 잦아들고, 굽이치며 사그라들다가 꿈틀거리고, 마침내 조용히 가라앉은 숯불이 바닥에서 은은하게 타오르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불을 숭배하는 건 인류가 만들어낸 것 중 가장 어리석은 짓은 아니었지." 그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그 외에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멍하니 불길에 눈을 고정하고 꿈과 침묵 속에 빠져들어, 연기 속의 형상과 재 속의 그림들을 보았다. 한번은 깜짝 놀라 깨어났다. 친구가 숯불에 송진 조각을 던지자 가늘고 작은 불꽃이 솟아올랐는데, 나는 그 속에서 노란 새매 머리를 한 새를 보았다. 꺼져가는 벽난로의 숯불 속에서 금빛으로 빛나는 실들이 그물처럼 얽히고, 글자와 형상들이 나타났다. 얼굴과 동물, 식물, 벌레와 뱀에 대한 기억들이 떠올랐다. 정신이 들어 그를 바라보니, 그는 주먹에 턱을 괸 채 넋을 잃고 광적으로 재 속을 응시하고 있었다.
"이제 가봐야겠어요." 내가 나직이 말했다.
"그래, 그럼 가게. 잘 가!"
그는 일어나지 않았다. 스탠드 불도 꺼져 있었기에, 나는 어두운 방과 복도, 계단을 더듬거리며 간신히 그 마법에 걸린 듯한 낡은 집 밖으로 나왔다. 길 위에서 멈춰 서서 그 낡은 건물을 올려다보았다. 창문 어디에도 불빛은 없었다. 문 앞에는 작은 놋쇠 명패가 가로등 불빛을 받아 반짝이고 있었다.
"피스토리우스, 주임 목사." 명패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집에 돌아와 저녁을 먹고 작은 방에 혼자 앉아 있을 때에야, 나는 피스토리우스에게 아브락사스에 대해서나 다른 어떤 것에 대해서도 아무것도 묻지 않았고 그와 열 마디도 채 나누지 않았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하지만 나는 그를 방문한 것에 대해 아주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다음번에 그는 내게 부크스테후데의 파사칼리아라는 아주 훌륭한 고전 오르간 곡을 들려주기로 약속했다.
* * * * *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한 사이에, 오르간 연주자 피스토리우스는 그 침침한 은둔자의 방 벽난로 앞에 그와 함께 누워 있을 때 내게 첫 번째 교훈을 주었던 것이다. 불을 바라보는 일은 내게 큰 도움이 되었다. 그것은 내가 늘 지니고 있었으나 제대로 가꾸지 못했던 내면의 성향을 강화하고 확인해 주었다. 나는 서서히 그것이 무엇인지 부분적으로나마 깨닫게 되었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자연의 기묘한 형태들을 관찰하려 하기보다 그 자체의 마법과 굴곡지고 깊은 언어에 몸을 맡기며 바라보는 습성이 있었다. 나무의 억센 뿌리, 바위의 색색깔 핏줄, 물 위에 떠 있는 기름 얼룩, 유리창의 금 같은 것들은 때때로 내게 큰 마법처럼 다가왔다. 무엇보다도 물과 불, 연기와 구름, 먼지, 그리고 눈을 감을 때면 보이던 원을 그리며 도는 색채 얼룩들이 특히 그랬다. 피스토리우스를 처음 방문하고 난 뒤 며칠이 지나자, 이런 기억들이 다시 떠오르기 시작했다. 나는 그때부터 느끼고 있던 어떤 고양감과 즐거움, 자아에 대한 감각의 고조가 오로지 타오르는 불길을 오래 응시했던 덕분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런 행동은 기묘할 정도로 유익하고 마음을 풍요롭게 했다!
내가 지금까지 진정한 삶의 목표로 향하는 길에서 얻은 몇 안 되는 경험에 이 새로운 경험이 더해졌다. 자연의 비이성적이고 기묘하며 낯선 형태들을 바라보고 그것에 몰입하는 행위는, 우리 내면이 그 형상들을 빚어낸 의지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느낌을 자아낸다. 우리는 곧 그것을 우리의 변덕이나 창조물로 여기고 싶은 유혹을 느끼며, 우리와 자연 사이의 경계가 떨리고 허물어지는 것을 본다. 그리고 우리는 망막에 맺힌 상들이 외부의 인상에서 비롯된 것인지 내면에서 나온 것인지 알 수 없는 기분을 경험하게 된다. 이 연습만큼 우리가 얼마나 위대한 창조자인지, 우리 영혼이 얼마나 끊임없이 세상의 창조에 참여하고 있는지 깨닫게 해 주는 쉬운 방법은 없다. 오히려 우리 안에서, 그리고 자연 속에서 작용하는 것은 동일하고 분리될 수 없는 신성이다. 만약 외부 세계가 멸망한다 해도 우리 중 누군가는 그것을 다시 재건할 수 있을 것이다. 산과 강, 나무와 잎, 뿌리와 꽃 등 자연의 모든 형상은 이미 우리 안에 예비되어 있고, 본질이 영원이며 우리가 다 알 수는 없지만 대개 사랑의 힘과 창조의 힘으로 느껴지는 그 영혼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수년이 지난 후, 나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책에서 이 관찰이 옳았음을 확인했다. 그는 수많은 사람이 침을 뱉어 더러워진 벽을 바라보는 것이 얼마나 좋고 깊은 영감을 주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젖은 벽에 맺힌 그 얼룩들을 보며 그는 피스토리우스와 내가 불길을 보며 느꼈던 것과 똑같은 감정을 느꼈던 것이다.
다음에 만났을 때, 오르간 연주자는 내게 한 가지 설명을 해 주었다.
"우리는 우리 인격의 경계를 언제나 너무 좁게만 설정하고 있어! 우리는 그저 개별적으로 차이가 나고 남들과 다르다고 인식되는 것만을 우리 자신의 일부분으로 여기지. 하지만 우리 각자는 세상의 모든 것을 그 안에 품고 있어. 우리 몸이 물고기, 아니 그보다 훨씬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진화의 계보를 담고 있듯이, 우리 영혼 속에도 인간의 영혼이 겪어온 모든 것이 살아 있지. 그리스인, 중국인, 줄루족 그 누구의 것이든, 인류가 만들어낸 모든 신과 악마는 우리 안에 함께 있어. 가능성으로, 욕망으로, 탈출구로 존재하고 있지. 만약 인류가 멸망하고 교육을 전혀 받지 못한 그저 그런 재능을 가진 아이 하나만 남는다 해도, 그 아이는 사물의 모든 흐름을 다시 찾아낼 거야. 신들과 악마, 낙원, 계명과 금기, 구약과 신약 성서 등 모든 것을 다시 만들어낼 수 있을 테니까."
"네, 그렇군요." 내가 반문했다. "하지만 그렇다면 개인의 가치는 어디에 있는 거죠? 우리 안에 이미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다면, 우리는 왜 여전히 애쓰며 살아가는 걸까요?"
"잠깐!" 피스토리우스가 격렬하게 외쳤다. "자네가 세상의 모든 것을 품고 있는 것과 그것을 알고 있는 것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네! 미친 사람이라도 플라톤을 연상시키는 생각을 해낼 수 있고, 경건한 학교의 어린 학생도 영지주의자나 조로아스터교도가 가졌던 깊은 신화적 연관성을 창의적으로 사유할 수 있지. 하지만 정작 본인은 그것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어! 그것을 알지 못하는 한 그는 나무나 돌, 기껏해야 짐승에 불과하네. 그러다가 인식의 첫 불꽃이 타오를 때, 그때 비로소 인간이 되는 거야. 설마 거리의 두 발 달린 존재들이 직립보행을 하고 아홉 달 만에 아이를 낳는다는 이유만으로 모두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자네도 보지 않나, 그들 중 얼마나 많은 이들이 물고기나 양, 벌레나 거머리 같은지, 또 얼마나 많은 이들이 개미나 벌 같은지! 그래, 그들 모두에게는 인간이 될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네. 하지만 그 가능성을 어렴풋이나마 깨닫고, 스스로 의식하게 될 때 비로소 그 가능성은 비로소 그의 것이 되는 걸세."
대체로 이런 식의 대화가 오갔다. 대화 속에서 완전히 새롭거나 아주 놀라운 것을 발견하는 일은 드물었다. 하지만 사소한 대화들조차 내 안의 같은 지점을 조용하고 꾸준한 망치질로 두드렸다. 모든 대화가 나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었고, 내게서 껍질을 벗겨내고 알껍데기를 부수는 일을 거들었다. 나는 대화할 때마다 머리를 조금 더 높이, 조금 더 자유롭게 쳐들었고, 마침내 내 안의 노란 새가 부서진 세계라는 알껍데기 밖으로 그 아름다운 새매 머리를 쑥 내밀게 되었다.
우리는 자주 서로의 꿈 이야기를 나누었다. 피스토리우스는 그 꿈들을 해석해 주곤 했다. 지금 기억나는 기묘한 사례가 하나 있다. 내가 날 수 있는 꿈을 꾸었는데, 내가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는 거대한 탄력에 이끌려 허공으로 내던져지는 식이었다. 날아오르는 기분은 고양되었지만, 의지와 상관없이 위험한 높이까지 치솟는 것을 보며 곧 공포로 변했다. 그때 나는 숨을 참거나 내뱉는 방식으로 나의 상승과 하강을 조절할 수 있다는 구원과도 같은 발견을 했다.
피스토리우스가 이에 대해 말했다. "자네를 날게 만드는 그 탄력은 우리 인간 모두가 지닌 위대한 자산이지. 그것은 모든 힘의 근원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지만, 그 기분을 느끼다 보면 곧 두려움이 밀려오지! 그건 빌어먹게 위험한 일이야! 그래서 사람들은 대부분 날기를 포기하고 법규에 따라 보도 위를 걷는 것을 택하는 거라네. 하지만 자네는 아니지. 자네는 유능한 젊은이답게 계속 날고 있어. 보게나, 자네는 서서히 기묘한 사실을 깨닫게 되잖아. 자네를 휩쓸어가는 거대하고 보편적인 힘에 섬세하고 작은, 자네만의 힘이 더해진다는 것, 즉 하나의 기관이자 조종 장치가 생긴다는 사실 말이야! 대단한 일이지. 그게 없다면 의지 없이 허공으로 떠밀려 다닐 테고, 미친 사람들이 바로 그런 식이지. 그들도 보도 위를 걷는 사람들보다는 더 깊은 예감을 품고 있지만, 그에 대한 열쇠도 조종 장치도 없어서 끝없는 심연으로 추락하고 마는 거야. 하지만 자네는, 싱클레어, 자네는 스스로 조절하고 있어! 그것도 아주 제대로 말이지. 아직 잘 모르는 모양이군? 자네는 새로운 기관인 호흡 조절기를 사용하고 있는 거야. 이제 보이나? 자네 영혼의 깊은 곳이 얼마나 '개인적'이지 않은지 말이야! 사실 그 조절기는 자네가 발명한 게 아니거든. 새로운 것도 아니야! 그것은 수천 년 전부터 존재해 온 차용물이지. 그것은 물고기의 평형 기관인 부레야. 실제로 오늘날에도 부레가 폐의 역할을 겸해 상황에 따라 실제로 호흡할 수 있는 기묘하고 보수적인 물고기들이 극소수 존재하지. 자네가 꿈속에서 비행 주머니로 사용한 폐와 정확히 똑같은 원리라네!"
그는 동물학 책 한 권까지 가져와 그 고대 물고기들의 이름과 그림을 보여주었다. 나는 기묘한 전율과 함께 내 안에서 초기 진화 시대의 기능 하나가 살아 숨 쉬는 것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