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상인의 사무실에 다니고 있어. 마리, 내가 정말 마음만 먹는다면 여기서도 꽤 괜찮은 돈을 벌 수 있어."
"그럼 당신에게 더 잘된 일이네……."
"아, 마리, 다른 생각은 하지 마. 그냥 해본 말이야……."
"또 뭘 하고 있죠? 무엇을 설교하나요? 당신은 설교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성격이니까요!"
"하느님을 설교하지, 마리."
"당신 자신도 믿지 않으면서요. 난 그 생각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
"그만두자, 마리. 그건 나중에 얘기해."
"여기 있던 마리야 티모페예브나라는 여자는 도대체 뭐죠?"
"그것도 나중에 얘기하자, 마리."
"나한테 그런 지적질 하지 말아요! 그녀의 죽음이 정말로…… 그 작자들의 소행이라고 할 수 있나요?"
"그럼, 틀림없이 그렇지." 샤토프가 이를 갈며 말했다.
마리는 갑자기 머리를 치켜들고 고통스럽게 비명을 질렀다.
"더는 그 얘기를 꺼내지 마세요. 절대, 절대 꺼내지 마!"
그러고는 다시 같은 발작과 고통에 휩싸여 침대 위로 쓰러졌다. 벌써 세 번째였지만 이번에는 신음 소리가 더 커져 비명이 되었다.
"오, 지독한 인간! 참을 수 없는 인간!" 그녀는 이제 자기 몸도 돌보지 않은 채 몸부림치며, 자신을 내려다보던 샤토프를 밀쳐냈다.
"마리, 네가 원하는 건 뭐든 할게……. 돌아다니든, 말을 하든……."
"시작됐다는 걸 정말 모르겠어요?"
"뭐가 시작됐다는 거야, 마리?"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 내가 여기 상황을 뭘 안다고…… 오, 젠장! 오, 다 저주받아라!"
"마리, 뭐가 시작되는지 말해준다면…… 말 안 하면 내가…… 대체 어떻게 알겠어?"
"당신은 관념적이고 쓸모없는 수다쟁이일 뿐이에요. 오, 세상 모든 게 저주받아라!"
"마리! 마리!"
그는 그녀가 정신 이상을 일으키기 시작했다고 진심으로 생각했다.
"내가 지금 산통을 겪고 있다는 게 정말 안 보여요?" 그녀는 상체를 일으켜 얼굴 전체를 뒤틀리게 만드는 무섭고 고통스러운 증오를 담아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저 아이, 태어나기도 전에 저주받을 것!"
"마리!" 드디어 무슨 일인지 깨달은 샤토프가 외쳤다. "마리…… 아니, 왜 진작 말하지 않았어?" 그는 다급하게 말을 마치더니 결연한 의지로 모자를 낚아챘다.
"여기 올 때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았겠어요? 알았으면 당신한테 왔겠어요? 열흘은 더 남았다고 했단 말이에요! 어디 가요, 어디 가냐고요, 가지 마세요!"
"산파를 부르러 가야 해! 리볼버를 팔겠어. 지금은 돈이 제일 급하니까!"
"아무것도 하지 마요, 산파 같은 건 부르지 마요. 그냥 아무 할머니나 불러요. 내 지갑에 8그리브나가 있으니까……. 시골 여자들도 산파 없이 애 낳잖아요……. 내가 죽으면, 그게 더 잘된 일이고……."
"산파도 올 거고, 할머니도 올 거야. 하지만 내가, 내가 어떻게 너를 혼자 두고 가겠어, 마리!"
그러나 그녀가 아무리 발악을 해도 나중에 도움 없이 내버려 두는 것보다 지금 혼자 두는 편이 낫겠다고 판단한 그는, 그녀의 신음과 화 섞인 외침을 뒤로하고 자신의 다리만을 믿은 채 미친 듯이 계단을 뛰어 내려갔다.
III
가장 먼저 키릴로프에게 갔다. 벌써 새벽 1시가 다 되어 가고 있었다. 키릴로프는 방 한가운데 서 있었다.
"키릴로프, 아내가 애를 낳으려 해!"
"그게 무슨 소리야?"
"낳는다고, 아이를 낳는단 말이야!"
"당신…… 착각하는 거 아니야?"
"아니, 아니야, 발작을 일으키고 있다고!…… 아무 할머니든 산파든 누군가 필요해, 당장 꼭…… 지금 사람을 구할 수 있을까? 예전에 여기 할머니들이 많았잖아……."
"내가 아이를 낳을 줄 모른다는 게 참 아쉽군." 키릴로프가 생각에 잠겨 대답했다. "아니, 내가 낳을 줄 모른다는 게 아니라, 낳을 수 있게 만드는 법을 모른다는 뜻인데……. 아니면……. 아니, 말로 설명할 수가 없군."
"그러니까 당신이 직접 해산을 도울 수 없다는 거잖아. 하지만 내가 말하는 건 그게 아니야. 할머니, 할머니를 부탁한다고. 애를 받을 사람, 간호인, 하녀라도 말이야!"
"할머니는 올 거야, 하지만 지금 당장은 아닐지도 몰라. 원한다면 내가 대신……."
"오, 불가능해. 나는 이제 비르긴스카야한테, 산파한테 갈 거야."
"천박한 여자!"
"그래, 키릴로프, 맞아. 하지만 그 여자가 제일 낫다고! 그래, 모든 게 경외심도 기쁨도 없이, 혐오스럽게, 욕설과 신성모독 속에서 진행되겠지. 새로운 생명이 나타나는 이 위대한 신비 앞에서 말이야!…… 오, 벌써 그 애를 저주하고 있다고!……."
"원한다면 내가……."
"아니, 안 돼. 내가 뛰어다니는 동안(오, 비르긴스카야를 끌고 올 거야!), 당신은 가끔 내 계단 쪽으로 와서 조용히 귀를 기울여 줘. 하지만 절대 들어오지는 마. 그러면 그녀가 놀랄 테니까. 절대 들어오면 안 돼, 그저 듣기만 해……. 무슨 끔찍한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 음, 정말 급박한 상황이 벌어지면 그때 들어와."
"알겠어. 여기 1루블 더 있어. 자. 내일 닭고기를 먹으려 했는데, 이제 안 먹을래. 어서 가, 있는 힘껏 달려가. 사모바르는 밤새 켜 둘게."
키릴로프는 샤토프에 관한 계획을 전혀 몰랐고, 이전에도 그가 처한 위험의 정도를 전혀 알지 못했다. 그저 그가 '그 사람들'과 모종의 악연이 있다는 것만 알고 있었을 뿐이다. 비록 외국에서 전달된 지시(매우 피상적인 내용이었으며, 그는 직접 관여한 바가 거의 없었다)를 통해 이 일에 부분적으로 연루되기는 했으나, 최근 들어 그는 모든 것을, 모든 임무를 던져버리고 일체의 사건에서, 특히 '공동의 과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관조적인 삶에 몰두해 있었다. 표트르 베르호벤스키는 회의 중에 리푸틴을 키릴로프에게 보내 그가 당장 '샤토프 일'을 맡을지 확인하게 했지만, 키릴로프에게 설명할 때는 샤토프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암시조차 주지 않았다. 아마도 그것이 현명하지 못하다고 판단했거나 키릴로프를 신뢰할 수 없는 인물로 여겼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일이 모두 마무리되고 키릴로프에게는 '상관없게 될' 내일로 미뤄두었는데, 적어도 표트르 스테파노비치는 키릴로프에 대해 그렇게 판단하고 있었다. 리푸틴 역시 약속과는 달리 샤토프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차렸지만, 항의하기에는 지나치게 동요하고 있었다.
샤토프는 거리의 끝이 보이지 않는 것을 저주하며 무라비나야 거리로 회오리처럼 달려갔다.
비르긴스키의 집 문을 오랫동안 두드려야 했다. 모두가 진작 잠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샤토프는 있는 힘껏, 예의 같은 건 차릴 겨를도 없이 덧문을 두들겼다. 마당에 매어 둔 개가 날뛰며 사납게 짖어댔다. 온 거리에 있는 개들이 덩달아 짖어대며 개들의 합창이 벌어졌다.
"무슨 일로 두드리고, 원하는 게 뭐요?" 마침내 창가에서 비르긴스키 본인의, '모욕'과는 어울리지 않는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덧문이 조금 열리고 작은 창문도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