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말씀드렸는지 모르겠고, 만약 말했다 해도 다시 한번 말하겠소만, 명예의 신전이라는 접근하기 힘든 정상에 도달하기 위해 지름길을 가고 수고를 덜고 싶다면, 다소 좁은 시의 길을 한쪽으로 미뤄두고 편력 기사라는 훨씬 더 좁은 길을 택하시오. 그것만으로도 순식간에 황제가 될 수 있을 것이오."
이런 말로 돈 키호테는 자신의 광기를 완결 지었으며, 이어서 덧붙인 말로 더욱더 그러했다.
"하느님도 아시겠지만, 저는 돈 로렌소 귀하를 데리고 가서 오만한 자들을 어떻게 제압하고 짓밟아야 하는지, 즉 내가 수행하는 이 직업에 딸린 미덕들을 가르쳐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분의 젊은 나이로는 무리이고 그분의 칭찬할 만한 학업들도 허락하지 않을 테니, 저는 그저 귀하에게 시인으로서 충고 한마디 하는 것으로 만족하렵니다. 귀하께서 자신의 생각보다는 남의 견해에 더 귀를 기울인다면 명성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부모 눈에는 누구나 자기 자식이 예뻐 보이지 않는 법이며, 지적 산물인 시의 경우라면 그런 착각이 더욱 심하기 때문이지요."
아버지와 아들은 돈 키호테가 늘어놓는 말들, 때로는 현명하고 때로는 터무니없는 그 말들에 다시 한번 감탄했다. 또한 그가 자신의 불운한 모험을 찾아 떠나는 것에 집착하며 끈기 있게 매달리는 모습은, 모험이야말로 그의 모든 열망의 끝이자 목표임을 보여주었다. 작별 인사가 다시금 정중하게 오갔고, 성 안주인의 허락을 받은 뒤 돈 키호테와 산초는 로시난테와 당나귀를 타고 길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