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장
한가함에 대하여.
기름지고 비옥한 땅이라도 놀려 두면 온갖 쓸모없는 잡초가 무성해지는 법이다. 땅을 제구실하게 하려면 무언가 유용한 씨앗을 뿌려 경작해야 한다. 여성이 혼자서도 형태 없는 살덩어리를 낳을 수는 있지만, 건강하고 정상적인 아이를 낳으려면 다른 씨앗이 필요한 것과 마찬가지로, 정신도 이와 같다. 정신을 옭아매고 다잡아 줄 특정한 주제에 집중시키지 않으면, 정신은 이리저리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며 상상이라는 막막한 들판으로 무질서하게 흩어져 버린다.
구리 그릇에 담긴 물에 반사된 햇빛이나, 달빛의 형상이 이리저리 춤추며 모든 곳을 비추고, 공중으로 솟구쳐 올라, 천장의 지붕 판자를 때리는 것과 같도다.
그런 동요 속에서 그들은 온갖 광기와 몽상을 쏟아내니,
병자의 꿈처럼 헛된 형상들이 지어지기 마련이다.
확고한 목표가 없는 영혼은 길을 잃는다. 흔히 말하듯 어디에나 있는 것은 결국 아무 데도 없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막시무스여, 어디에나 사는 자는 어디에도 살지 않는 법이다.
최근에 나는 남은 생을 조용히 혼자서 보내기로 마음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내 정신에 이보다 더 큰 호의를 베풀 방법은 없으리라 생각했다. 정신이 완전한 한가로움 속에서 스스로를 보살피며 제자리를 찾고 안정을 취하게 하려 했다. 시간이 흘러 더 무거워지고 성숙해진 내 정신이 이제는 그렇게 하기가 더 쉬울 것이라 기대했지만, 나는 깨닫게 되었다.
한가함은 언제나 마음을 변덕스럽게 만든다는 것을.
오히려 고삐 풀린 말이 되어 남을 위해 달릴 때보다 백배는 더 미친 듯이 날뛰고 있다. 질서도 목적도 없이 엉뚱한 망상과 기괴한 생각들을 쉴 새 없이 낳아 놓으니, 나는 그 어리석음과 기이함을 편히 관찰하려고 그것들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면 내 정신 스스로가 그 모습에 부끄러움을 느끼게 되기를 바라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