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권
가르강튀아가 어머니 뱃속에서 열한 달 동안 있었던 이야기
그랑구지에는 당대에 꽤나 유쾌한 사람이었다. 그는 그 당시 누구보다도 깔끔하게 술 마시기를 즐겼고, 짭짤한 음식을 곁들이길 좋아했다. 그래서 늘 마인츠와 바욘산 햄을 넉넉히 쟁여두었고, 훈제 소 혓바닥도 잔뜩, 제철이면 곱창 소시지도 넘쳐나게, 겨자를 곁들인 염장 소고기와 숭어 어란, 그리고 소시지까지 넉넉히 구비해 두었다. 다만 볼로냐 소시지는 제외였는데, 그는 롬바르디아의 음식을 찜찜해했기 때문이다. 대신 비고르, 롱고네, 브렌, 루에르그 산 소시지를 즐겼다. 그는 장성하여 파르파이오 왕의 딸인 가르가멜과 결혼했는데, 그녀는 미인이자 인상도 좋았다. 둘은 종종 합궁을 즐기며 유쾌하게 살을 맞대었고, 마침내 그녀는 아들을 임신하여 열한 달 동안 품게 되었다.
여성은 열한 달, 심지어 그 이상도 아이를 품을 수 있는 법이다. 특히 훗날 큰 위업을 달성할 걸작이자 위대한 인물이라면 더욱 그렇다. 호메로스가 말했듯, 넵투누스가 님프와 관계하여 낳은 아이는 일 년이 지나고 나서야, 즉 열두 달 만에 태어났다. 아울루스 겔리우스가 3권에서 말했듯, 그 긴 시간은 넵투누스의 위엄에 걸맞은 것이었으니 그사이 아이가 완벽하게 형성될 수 있었다. 같은 이유로 유피테르 역시 알크메네와 밤을 보낼 때 그 밤을 마흔여덟 시간이나 지속시켰다. 그보다 짧은 시간으로는 헤르쿨레스를 빚어낼 수 없었을 것이며, 그가 있었기에 세상에서 괴물과 폭군들을 몰아낼 수 있었던 것이다.
옛 팡타그뤼엘주의자들 또한 내가 하는 말을 뒷받침해주었으며, 남편이 죽은 지 열한 달 만에 태어난 아이를 단순히 가능한 일일 뿐 아니라 법적으로도 정당하다고 선언했다.
히포크라테스의 『음식론』, 플리니우스의 7권 5장, 플라우투스의 『키스텔라리아』, 마르쿠스 바로의 풍자시 『유언』 등은 아리스토텔레스의 권위를 빌려 이 문제를 언급했다. 켄소리누스의 『탄생의 날』, 아리스토텔레스의 『동물사』 7권 3~4장, 겔리우스의 3권 16장, 그리고 베르길리우스의 구절 '어머니에게는 긴 열 달……' 등을 주석한 세르비우스 등 수많은 학자가 이를 뒷받침한다. 법률가들 역시 그 수를 더했으니, 『학설휘찬』의 직계상속법 조항과 11개월 내 출산에 관한 주석들이 그것이다. 그 외에도 『갈루스 법』이나 그 외 여러 법률 조항들이 있는데, 지금 여기서 굳이 밝히지는 않겠다. 이러한 법들 덕분에 과부들은 남편이 죽고 두 달만 지나면 언제든 당당하게 다시 새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되었다.
부디 부탁하건대, 나의 좋은 친구들이여, 혹여 바지를 벗길 만한 여인을 발견한다면 그 위에 올라타 내게 데려오도록 하라. 세 달째에 임신하게 되면 태어날 아이가 죽은 남편의 상속자가 될 것이니,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되면 대담하게 밀고 나가라. 배가 불렀으니 거침없이 나아가는 것이다! 황제 옥타비아누스의 딸 율리아가 자신이 임신했을 때에만 남자들을 받아들였던 것과 같으니, 마치 배가 먼저 수리되고 짐이 실린 뒤에야 키잡이를 태우는 것과 같은 이치다.
혹여 임신 중에도 그렇게 방사를 즐기는 것을 누가 비난한다면, 짐승들은 배가 부르면 절대 수컷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그들은 짐승이지만 자신들은 여자라고, 마크로비우스의 『사투르날리아』 2권에 기록된 포풀리아의 대답처럼 태아의 성장에 관한 아름답고 즐거운 권리를 잘 알고 있다고 대꾸할 것이다.
만일 악마가 그들이 임신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 마개를 비틀어 닫고 입을 다물어야 할 것이다.
가르가멜이 가르강튀아를 임신했을 때 곱창을 잔뜩 먹은 이야기
가르가멜이 아이를 낳게 된 경위와 방식은 이러했다. 믿기지 않는다면 엉덩이가 빠져도 할 수 없는 일이다. 2월 3일 점심 식사 후, 그녀는 곱창을 너무 많이 먹은 탓에 엉덩이가 빠져나올 지경이었다. 곱창이란 살찐 소의 내장을 말한다. 살찐 소란 여물통에서 사료를 먹고 비옥한 목초지에서 자란 소를 뜻한다. 비옥한 목초지란 일 년에 두 번 풀을 베어낼 수 있는 땅이다. 그들은 사육제 때 염장할 소를 36만 7천 14마리나 도축했는데, 이는 봄이 오면 식사 시작 때마다 소고기를 듬뿍 맛보며 염장 고기를 기념하고 술맛을 돋우기 위함이었다.
곱창은 앞서 말했듯 양이 엄청났는데, 어찌나 맛이 좋은지 모두가 손가락까지 쪽쪽 빨아 먹었다. 하지만 사달이 난 것은 그것을 오래 보관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썩어버리면 보기 흉할 게 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기지 말고 전부 먹어치우기로 결론이 났다. 이를 위해 시네, 세예, 라 로슈클레모, 보고드레의 주민들은 물론 쿠드레, 몽팡시에, 게 드 베드 및 다른 이웃 마을 사람들까지 모두 불렀는데, 그들은 하나같이 술 잘 마시고 좋은 친구들이며 볼링도 잘 치는 자들이었다. 좋은 사람 그랑구지에는 이를 무척 즐거워하며 그릇마다 음식을 가득 채우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아내에게는 출산이 임박했으니 곱창은 몸에 그다지 좋지 않다며 조금만 먹으라고 당부했다. "곱창 주머니를 먹는 자는 똥을 씹고 싶은 게지." 그가 그렇게 말했음에도 그녀는 무려 16뮈드, 2뷔사르, 6튀팽이나 먹어치웠다. 아, 장차 그녀의 뱃속을 부풀게 할 훌륭한 변이여!
저녁 식사 후 모두는 뒤섞여 소세로 향했다. 그곳 무성한 풀밭 위에서 즐거운 플라졸렛과 감미로운 백파이프 소리에 맞춰 춤을 추었는데, 그들이 어찌나 신명 나게 노는지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천상의 낙원이 따로 없었다.
술 취한 이들의 대화
그러고는 각자의 자리에서 식사하며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러자 술병들이 오가고, 햄이 나돌고, 술잔이 날아다니고, 술잔 부딪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따라라."
"건네라."
"돌려라."
"섞어라."
"물 타지 말고 내게 부어라. 그래, 친구."
"이 잔을 멋지게 한 잔 휘저어 보게."
"넘칠 듯한 클라레를 내오게."
"갈증은 이제 그만."
"아! 이 몹쓸 열기야, 아직도 안 가셨나?"
"맹세코, 친구, 도무지 술맛이 안 나는구먼."
"기분이 영 안 좋은가 보지, 친구?"
"그렇다네."
"젠장, 술 이야기나 하자고."
"나는 교황의 노새처럼 정해진 시간에만 마시네."
"나는 훌륭한 신부님처럼 기도서 읽을 때만 마시지."
"갈증이 먼저일까, 술 마시는 게 먼저일까?"
"갈증이지. 순수의 시대에 누가 갈증도 없이 술을 마셨겠나?"
"술 마시는 게 먼저라네. 결핍은 습관을 전제로 하니까. 나는 성직자라네. 풍성한 술잔이 누구를 유창하게 만들지 않았던가?"
"우리 순진한 사람들은 갈증도 없이 너무 많이 마시는 게 문제지."
"나는 아닐세, 죄인인 나는 갈증이 없으면 안 마시네. 아니, 지금 당장 없더라도 곧 닥칠 갈증을 대비해 미리 마시는 거지. 다가올 갈증을 위해 마시는 거라네."
"나는 영원히 마시네. 내게는 술 마시는 영원, 영원한 술 마시기라네."
"노래하고 마시자고. 모테트 한 곡조 뽑아보게."
"내 깔때기 어디 있지?"
"뭐라고? 나는 대리인으로만 마신다고!"
"마르려고 적시는 건가, 적시려고 말리는 건가?"
"이론은 잘 모르네. 실전으로 조금 배울 뿐이지."
"서둘러!"
"적시고, 축이고, 마시고 있네. 죽을까 봐 겁나서 말이야."
"계속 마시게, 절대 죽지 않을 테니."
"안 마시면 바짝 말라 죽어버릴 걸세. 내 영혼이 개구리 웅덩이로 도망쳐버릴 거야. 건조한 곳에는 영혼이 살지 않거든."
"소믈리에들이여, 새로운 형상의 창조자들이여, 마시지 않는 나를 마시는 자로 만들어주게."
"이 신경질적이고 건조한 창자에 끊임없는 축복을 내려다오."
"취기를 느끼지 못하면 헛마시는 거지."
"이 술은 혈관 속으로 들어가서 오줌통으로는 한 방울도 안 내려갈 걸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