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강튀아와 팡타그뤼엘 2 · 수많은 계단을 따라 지하로 내려가는 동안, 가장 먼저 필요했던 것은 우리 다리였다. 다리가 없었더라면 우리는 동굴 속 술통처럼 굴러서 내려갔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다음은 우리의 명석한 등불이었다. 이 하강 길에서는 히베르니아의 성 파트리치오의 구멍이나 보이오티아의 트로포니오스 구덩이에 있는 것처럼 다른 빛이라곤 전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칠십팔 계단 정도 내려갔을 때 파뉘르주가 우리의 빛나는 등불을 향해 외쳤다. "오 놀라운 등불 부인, 통회하는 마음으로 간청하오니 뒤로 돌아갑시다. 소의 죽음을 걸고 맹세컨대, 나 너무 무서워 죽겠소. 다시는 결혼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겠소. 당신은 나를 위해 그동안 수고와 고생을 많이 하셨고, 하느님께서 그 큰 보상으로 갚아주실 거요. 이 트로글로디테의 동굴을 빠져나갈 때까지 결코 은혜를 잊지 않겠소. 제발 돌아갑시다. 여기는 지옥으로 내려가는 테나루스 같고, 케르베로스가 짖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단 말이오. 들어보시오, 저게 그놈이 아니면 내 귀가 이상한 거요. 그놈에겐 어떤 신앙심도 없으니, 개들이 다리를 물고 늘어질 때만큼 고통스러운 치통은 세상에 없기 때문이오. 만약 여기가 트로포니오스의 구덩이라면, 예전에 던져줄 먹이가 없어 데메트리우스의 할베르트병사 중 하나를 잡아먹었던 것처럼, 악령과 도깨비들이 우리를 산 채로 잡아먹을 것이오. 거기 있소, 장 수사? 제발 내 곁에 있어 주시오, 무서워 죽겠단 말이오. 칼은 가지고 있소? 난 공격용이든 방어용이든 가진 무기가 하나도 없소. 돌아갑시다." | TRANSREAD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