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히요."
"아이가 자라서 돈 때문에 결혼했다고 가정해보지. 어머니는 여전히 살아 있고, 아버지도 여전히 살아 있어. 어머니와 아버지는 서로의 존재도 모른 채, 몇 마일, 아니 좋아, 몇 퍼롱이나 몇 야드 거리 내에 살고 있다고 치자고. 핍, 자네가 그 사실을 알게 된 걸 빼면 여전히 비밀로 남아 있는 거지. 그 마지막 경우를 스스로 아주 신중하게 따져보게."
"그러고 있습니다."
"웸믹에게도 스스로 아주 신중하게 따져보라고 하지."
그러자 웸믹이 말했다. "그러고 있습니다."
"누구를 위해 그 비밀을 밝히려는 건가? 아버지를 위해서? 그가 어머니에 대해 알게 된다고 해서 별로 나을 건 없을 거라 생각하네. 어머니를 위해서? 그런 일을 저질렀다면 그녀는 지금 있는 곳이 더 안전할 테지. 딸을 위해서? 남편에게 자신의 출생을 알리고, 20년이나 도망쳐 평생 무사할 것 같았던 처지를 망신스러운 상황으로 되돌려 놓는 게 그녀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나. 하지만 자네가 그녀를 사랑했고, 자네 생각보다 훨씬 많은 남자들의 머릿속을 한 번쯤은 스쳐 갔을 그 '보잘것없는 꿈'의 주인공으로 그녀를 삼았다고 가정해보세. 그렇다면 자네에게 말하겠는데, 차라리―곰곰이 생각해보면 훨씬 빨리 그리하겠지만―붕대 감은 오른손으로 붕대 감은 왼손을 잘라버리고, 그다음에 그 작두를 저기 있는 웸믹에게 넘겨서 그의 손도 잘라버리게나."
나는 웸믹을 쳐다보았다. 그의 얼굴은 매우 진지했다. 그는 진지하게 집게손가락으로 입술을 건드렸다. 나도 똑같이 했다. 재거스 씨도 그렇게 했다. "자, 웸믹." 재거스 씨가 다시 평소 태도로 돌아와 말했다. "핍 씨가 들어왔을 때 무슨 안건을 다루고 있었지?"
그들이 일을 하는 동안 잠시 곁에 서 있으니, 서로를 향해 묘한 시선을 주고받는 모습이 몇 번이고 반복되는 것이 보였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이제는 두 사람 모두 상대방에게 나약하고 비전문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사실을 의식하는 듯, 서로를 의심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래서인지 그들은 서로에게 융통성이 없었다. 재거스 씨는 매우 권위적으로 굴었고, 웸믹은 아주 작은 의견 차이만 생겨도 고집스럽게 자신을 변호했다. 그들이 평소에는 참 잘 지내는 편이었기에, 이렇게 사이가 안 좋은 모습은 처음 보았다.
하지만 마이크가 적절한 타이밍에 나타난 덕분에 두 사람은 다행히 그 불편함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마이크는 털모자를 쓰고 소매로 코를 닦는 습관이 있는 의뢰인이었는데, 내가 이곳에 처음 발을 들인 날에도 보았던 인물이었다. 본인이든 가족 중 누구든 항상 말썽(이곳에서는 뉴게이트 감옥을 의미했다)에 휘말려 있는 듯한 이 사내는 큰딸이 좀도둑 혐의로 붙잡혔다는 소식을 알리러 왔다. 그가 웸믹에게 이 우울한 사정을 전하는 동안 재거스 씨는 난로 앞에 위엄 있게 서서 그 일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고, 마이크의 눈은 눈물로 반짝거렸다.
"지금 뭐 하는 거지?" 웸믹이 극도로 격분하며 다그쳤다. "왜 여기서 훌쩍거리고 있는 거야?"
"일부러 그런 건 아닙니다, 웸믹 씨."
"일부러 그런 거잖아." 웸믹이 말했다. "어떻게 감히 그런 소리를 해? 제대로 나오지도 않는 펜처럼 침을 튀기지 않고서는 여기 올 상태도 안 되는군. 대체 무슨 생각이야?"
"사람이 감정을 어찌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웸믹 씨." 마이크가 애원하듯 말했다.
"뭐라고?" 웸믹이 꽤 사납게 다그쳤다. "한 번 더 말해봐!"
"자, 이보게." 재거스 씨가 한 걸음 다가서며 문을 가리켰다. "당장 이 사무실에서 나가. 난 여기선 어떤 감정도 용납 안 해. 나가."
"당해도 싸군." 웸믹이 말했다. "나가."
그리하여 불운한 마이크는 매우 비굴하게 물러났고, 재거스 씨와 웸믹은 다시 좋은 관계를 회복한 듯 보였다. 그들은 마치 방금 점심 식사를 마친 것처럼 생기 있는 모습으로 다시 업무에 몰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