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먹었지 싶구나." 애비 양이 손도 대지 않은 접시를 밀어내며 말했다. "아니, 충분히 넘치게 먹었지. 마음이 좀 언짢구나, 리지."
"죄송합니다, 아가씨."
"그런데 세상에, 도대체 왜 그러는 거니?" 애비 양이 날카롭게 물었다.
"제가 뭘 했다는 말씀이신가요, 아가씨!"
"됐다, 됐어. 그렇게 놀란 표정 짓지 마라. 설명을 먼저 했어야 하는데, 내가 원래 좀 성급한 구석이 있어서 말이야. 난 예전부터 성격이 좀 불같았거든. 거기 밥 글리더리, 문에 체인 걸어 잠그고 너도 저녁 먹으러 가라."
밥은 그 불같은 성격 때문인지 저녁 때문인지 모를 신속함으로 순종했고, 그의 부츠 소리가 강바닥을 향해 내려가는 것이 들렸다.
"리지 헥섬, 리지 헥섬." 포터슨 양이 입을 열었다. "내가 네 아버지에게서 벗어나 잘살 기회를 얼마나 자주 주었니?"
"정말 자주 주셨지요, 아가씨."
"정말 자주라고? 그래! 차라리 '펠로십 포터스' 앞을 지나가는 가장 튼튼한 증기선의 쇠 굴뚝에 대고 말하는 게 나았겠다."
"아닙니다, 아가씨." 리지가 애원하듯 말했다. "그건 감사할 줄 모르는 행동일 테고, 저는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맹세컨대 너에게 이렇게 관심을 쏟는 내가 반쯤은 부끄러울 지경이다." 애비 양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네가 예쁘지 않았다면 절대 그러지 않았을 거거든. 넌 왜 못생기지 않은 거니?"
리지는 이 난처한 질문에 그저 미안한 듯한 눈길로 답했다.
"하지만 넌 아니지." 포터슨 양이 말을 이었다. "그러니 그건 따져봐야 소용없어. 난 네 모습 그대로 받아들여야지. 사실 난 이미 그렇게 했고. 그래서, 여전히 고집을 부리겠다는 거니?"
"고집부리는 건 아닙니다, 아가씨."
"그럼 (네가 부르는 대로) 확고한 거니?"
"네, 아가씨. 그런 셈이지요."
"자기가 고집쟁이라고 인정하는 고집쟁이는 세상에 한 명도 없지!" 포터슨 양이 짜증스러운 듯 코를 문지르며 말했다. "내가 만약 고집쟁이라면 분명히 인정할 거야. 하지만 난 불같은 성격인 거고, 그건 다르지. 리지 헥섬, 리지 헥섬, 다시 한번 생각해 봐라. 너는 네 아버지의 가장 나쁜 점을 알고 있니?"
"제가 아버지의 가장 나쁜 점을 아느냐고요!" 리지가 눈을 크게 뜨며 되물었다.
"네 아버지가 어떤 의심을 사고 있는지 아느냐는 말이다. 그분에 대해 실제로 떠도는 의심들이 뭔지 알고 있니?"
그가 습관적으로 저지르는 일에 대한 자각이 리지를 무겁게 짓눌렀고, 소녀는 천천히 시선을 떨구었다.
"말해보렴, 리지. 알고 있니?" 애비 양이 재촉했다.
"어떤 의심들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아가씨." 리지는 침묵 끝에 땅을 내려다보며 물었다.
"딸에게 하기 쉬운 말은 아니지만, 해야만 하는 말이구나. 누군가들은 네 아버지가 발견하는 시신들 중 몇몇을 죽음으로 내몬다고 생각한단다."
예상했던 실제 사실 대신 거짓임이 분명한 의심을 들은 안도감에, 리지의 가슴은 순간 가벼워졌고 애비 양은 리지의 태도에 놀라고 말았다. 리지는 재빨리 고개를 들고는 머리를 가로저으며, 승리감에 찬 듯 거의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그런 식으로 말하는 사람들은 아버지를 너무도 모르는 거예요!"
('정말 침착하게 받아들이는구나.' 애비 양이 생각했다. '저렇게나 차분하다니!')
"어쩌면," 리지가 무언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버지께 앙심을 품은 누군가일지도 몰라요. 아버지를 위협했던 누군가 말이에요! 라이더후드인가요, 아가씨?"
"그래, 맞다."
"그렇군요! 그는 아버지의 동업자였는데 아버지가 관계를 끊으셨고, 그래서 지금 복수하려는 거예요. 아버지가 그와 관계를 끊으실 때 제가 곁에 있었는데, 그는 아주 화가 나 있었죠. 그리고 애비 양님! 제가 말씀드릴 내용을 절대 함부로 발설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주시겠어요?"
그녀는 몸을 숙여 귓속말로 그 말을 전하려 했다.
"약속하마." 애비 양이 말했다.
"하몬 살인 사건이 아버지 덕분에 다리 바로 위에서 밝혀졌던 그날 밤이었어요. 그리고 우리가 배를 저어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다리 바로 아래서 라이더후드가 어둠 속에서 자기 배를 타고 슬그머니 나타났죠. 그 후로 범죄의 진상을 밝히려고 온갖 노력을 다했음에도 결코 다가갈 수 없었을 때, 저는 속으로 수없이 생각했답니다. 라이더후드 그자가 직접 살인을 저지른 건 아닐까, 그래서 일부러 아버지가 시신을 발견하게 내버려 둔 건 아닐까 하고요. 그런 생각을 하는 것조차 너무나 사악하고 잔인한 일처럼 느껴졌지만, 이제 그자가 아버지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려 하니 저는 그 의심이 마치 진실인 양 다시 떠오르는군요. 그게 진실일 수 있을까요? 망자가 제 마음속에 넣어 준 생각일까요?"
그녀는 펠로십 포터스 주막의 여주인이 아닌, 차라리 타오르는 불길을 향해 이 질문을 던지고는 근심 어린 눈으로 작은 바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제자들을 엄하게 가르치는 데 익숙한 학교 선생님 같았던 포터슨 양은 그 문제를 지극히 현실적인 관점에서 설명했다.
"가엾고 어리석은 아이야." 그녀가 말했다. "두 사람 중 한 명에 대해 특정한 의심을 품게 되면, 다른 한 명에 대해서도 일반적인 의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는 걸 모르겠니? 그들은 함께 일했어. 그들의 행각은 꽤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지. 네 생각대로였다고 가정하더라도, 두 사람이 함께 저지른 일이라면 한 사람의 마음에도 익숙한 일이 아니겠니?"
"아가씨, 그렇게 말씀하시는 걸 보니 아버지를 잘 모르시는군요. 정말이지, 아가씨는 아버지를 전혀 모르세요."
"리지, 리지." 포터슨 양이 말했다. "그를 떠나렴. 아예 연을 끊으라는 건 아니지만, 그를 떠나야 해. 그 사람 곁을 떠나서 잘 살아보렴. 오늘 내가 너에게 한 말 때문이 아니라(그 일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기로 하자, 그러지 않길 바랄 뿐이야), 내가 전부터 너에게 누차 권했던 이유 때문이다. 네 외모 때문이든 아니든, 나는 네가 마음에 들고 너를 돕고 싶구나. 리지, 내 밑으로 들어오렴. 네 인생을 망치지 말고, 부디 설득에 응해서 번듯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렴."
애비 양은 진심 어린 걱정과 이성적인 간청으로 목소리를 부드럽게 누그러뜨렸고, 소녀의 허리를 팔로 감싸 안기까지 했다. 하지만 리지는 그저 이렇게 답할 뿐이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하지만 안 돼요. 못 해요. 그런 생각은 하지 않을 거예요. 아버지가 더 심한 비난을 받을수록, 아버지는 제게 더 의지하셔야 하니까요."
그러고는 마음이 약해질 때면 언제나 그렇듯 자신에게 그만큼의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고 느끼는 완고한 사람들의 전형인 애비 양은, 반동을 일으키며 다시 차갑게 굳어버렸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 그녀가 말했다. "이제 네 갈 길을 가렴. 자업자득이니 감수해야지. 하지만 아버지께 한 가지만 전하렴. 더 이상 이곳에 오시면 안 된다고 말이야."
"아, 아가씨, 그가 안전하다는 걸 저도 아는 이 집에서 그를 내쫓으실 건가요?"
"펠로십스 여관도 다른 곳들처럼 제 앞가림은 해야지." 애비 양이 대꾸했다. "이곳에 질서를 세우고 펠로십스를 지금처럼 만드는 데도 힘든 노력이 필요했고, 지금 상태를 유지하는 데도 밤낮으로 고된 노력이 필요해. 펠로십스에 오명을 씌울 만한 흠집이 있어서는 안 돼. 나는 라이더후드에게도 우리 가게 출입을 금하고, 개퍼에게도 금할 거야. 둘 다 똑같이 금지야. 라이더후드와 너를 보니 두 사람 모두 의심스러운 구석이 있는데, 내가 나서서 누구 편을 들 생각은 없어. 둘 다 똑같이 더러운 오물을 뒤집어쓰고 있는데, 펠로십스까지 같은 오물을 뒤집어쓰게 할 수는 없지. 내가 아는 건 그게 다야."
"안녕히 가세요, 아가씨!" 리지 헥섬이 슬프게 말했다.
"하! 안녕히 가라!" 애비 양이 고개를 저으며 대꾸했다.
"애비 양님, 정말이지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나는 많은 것을 믿을 수 있지." 위엄 있는 애비 양이 대꾸했다. "그러니 그것도 믿어보도록 하마, 리지."
그날 밤 포터슨 양은 저녁도 먹지 않았고, 평소 즐기던 뜨거운 포트 네거스도 평소 마시던 잔의 절반밖에 마시지 않았다. 그리고 여자 하인들, 즉 툭 튀어나온 검은 눈에 번들거리는 납작한 붉은 얼굴, 뭉툭한 코, 그리고 인형처럼 억센 검은 곱슬머리를 한 건장한 자매는 주인이 누군가에게 비위를 거슬리는 소리를 들었음이 분명하다는 의견을 주고받았다. 그 후 술 시중을 들던 사내는 돌아가신 어머니가 부지깽이로 잠자리에 드는 시간을 체계적으로 앞당겨 주시던 이후로 이렇게 '호되게 쫓겨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길을 나선 리지 헥섬의 등 뒤로 문이 쇠사슬로 잠기자, 처음에 느꼈던 안도감은 사라지고 말았다. 밤은 어둡고 날카로웠으며 강변의 황무지는 쓸쓸했고, 애비 양의 손길에 쇠사슬이 덜컹거리고 빗장과 걸쇠가 긁히는 소리는 마치 누군가를 쫓아내는 소리처럼 들렸다. 낮게 깔린 하늘 아래로 나오자, 살인의 음침한 그림자에 휩싸였다는 기분이 리지를 짓눌렀다. 강물이 어떻게 모여들었는지도 모르는 사이에 발치에서 부서지는 파도처럼, 생각지도 못한 허공에서 솟구쳐 나와 심장을 강타하는 생각들이 리지를 놀라게 했다.
아버지가 아무런 근거 없이 의심받고 있다는 사실을 그녀는 확신했다. 확신하고말고. 정말이지 그랬다. 하지만 속으로 그 단어를 아무리 되뇌어도, 자신이 확신한다는 사실을 논리적으로 증명하려는 시도는 언제나 그 뒤를 따라와 실패하고 말았다. 라이더후드가 범행을 저지르고 아버지를 함정에 빠뜨린 것이리라. 아니면 라이더후드가 범행을 저지르지는 않았지만, 악의를 품고 아버지에게 불리하게 왜곡할 수 있는 정황 증거들을 손에 쥐게 된 것일지도 모른다. 어느 경우든 아버지가 결백함에도 유죄로 판명될 수 있다는 끔찍한 가능성이 빠르게 뒤따랐다. 그녀는 나중에 결백함이 밝혀졌음에도 사형을 당한 사람들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었는데, 그 불운한 이들도 처음부터 아버지가 처한 것만큼 위험한 처지는 아니었다. 게다가 최상의 경우를 가정하더라도, 아버지가 세상에서 격리되고, 수군거림의 대상이 되며, 외면받기 시작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 모든 일은 바로 그날 밤부터 시작되었다. 음울한 강변을 낀 거대한 검은 강이 어둠 속으로 곧 시야에서 사라졌듯이, 그녀 역시 의심받는 삶, 선한 이와 악한 이 모두에게 외면당하는 삶이라는 막연하고 거대한 비극을 들여다보지 못한 채 강가에 서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 비극이 죽음이라는 큰 바다를 향해 뻗어 나가며 어스름하게 눈앞에 펼쳐져 있음을 알고 있었다.
소녀의 마음속에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었다. 아주 어릴 적부터 비바람을 막든, 추위를 피하든, 허기를 달래든, 무엇이든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즉시 처리하는 데 익숙했던 그녀는 생각에 잠겨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집으로 달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