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장
세일럼 하우스에서의 나의 ‘첫 학기’
다음 날부터 본격적인 수업이 시작되었다. 아침 식사 후 크리클 선생님이 교실로 들어와 문가에 서서 포로들을 내려다보는 동화 속 거인처럼 우리를 둘러보았을 때, 교실 안을 가득 채우던 아이들의 소란이 죽은 듯이 고요해지던 그 순간의 강렬한 인상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텅게이가 크리클 선생님 곁에 서 있었다. 아이들은 모두 말도 못 하고 꼼짝도 못 하고 있었기에, 그가 그렇게 사납게 '조용히 해!'라고 외칠 필요까지는 없었다고 나는 생각했다.
크리클 선생님이 입을 여는 것이 보였고, 텅게이가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이 들렸다.
"자, 얘들아, 새 학기다. 이번 학기에는 다들 조심하는 게 좋을 거다. 나는 처벌할 준비가 다 되어 있으니, 너희도 수업에 충실히 임해라. 난 절대 망설이지 않을 테니까. 문질러 봐야 소용없다. 내가 남길 자국은 지워지지 않을 테니까. 자, 전부 공부 시작해!"
이 무시무시한 서론이 끝나고 텅게이가 쿵쾅거리며 다시 밖으로 나가자, 크리클 선생님은 내가 앉아 있는 곳으로 다가와 내가 깨무는 걸로 유명하다면 자신도 깨무는 걸로 유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더니 지팡이를 보여 주며 이 정도 이빨이면 어떠냐고 물었다. 날카로운 이빨이지 않느냐? 어금니 아니냐? 뿌리가 깊지 않느냐? 이게 깨물지 않느냐? 정말 깨물지 않느냐? 그는 질문을 던질 때마다 지팡이로 내 살을 후려쳤고, 나는 몸을 비틀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나는 (스티어포스의 말대로) 아주 빨리 세일럼 하우스의 일원이 되었고, 또한 아주 빨리 눈물을 흘리게 되었다.
이런 특별한 대우를 나만 받았다는 뜻은 아니다. 반대로, 크리클 선생님이 교실을 한 바퀴 돌 때면 대다수의 아이들(특히 작은 아이들)이 비슷한 관심을 받았다. 수업이 시작되기도 전에 벌써 절반에 가까운 아이들이 몸을 비틀며 울고 있었고, 수업이 끝날 때쯤 얼마나 더 많은 아이들이 그렇게 고통받았을지를 생각하면 과장하는 것처럼 보일까 봐 기억해 내기가 겁이 날 정도다.
크리클 선생님만큼 자기 직업을 즐긴 사람은 아마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아이들을 매질하는 데서 오는 즐거움을 마치 굶주린 식욕을 채우는 만족감처럼 여겼다. 나는 그가 특히 통통한 아이는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고 확신한다. 그런 대상에게는 그를 사로잡는 마력이 있어서, 그날 당장 매질해서 흔적을 남겨 놓기 전까지는 마음이 편치 않았던 것이 분명하다. 나 자신도 통통했으니 잘 안다. 지금 그 자를 떠올리면, 그에게 휘둘린 적이 없었더라도 그에 대해 모든 것을 알았더라면 느꼈을 법한 객관적인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하지만 지금 내 분노가 더 뜨거운 이유는, 그가 무능한 짐승에 불과했음을 알기 때문이다. 그가 맡은 그 막중한 책임을 감당할 자격은 해군 제독이나 총사령관이 될 자격만큼이나 없었다. 어차피 어느 쪽 자리에 있었든 그가 저질렀을 해악보다는 훨씬 덜했을 테니까.
무자비한 우상을 달래려 애쓰는 비참하고 작은 우리들이여, 그에게 얼마나 비굴하게 굴었던가! 지금 돌이켜 보면, 그런 능력과 겉치레만 갖춘 사내에게 그렇게 비겁하고 비굴하게 굴며 인생을 시작했다는 사실이 참담할 따름이다!
나는 다시 책상에 앉아 그의 눈치를 살핀다. 방금 똑같은 자로 손바닥을 얻어맞고는 손수건으로 통증을 닦아 내려 애쓰는 또 다른 희생자를 위해 그가 산수 공책에 줄을 긋는 동안, 나는 비굴하게 그의 눈치를 살핀다. 나도 할 일은 많다. 한가해서 그의 눈을 살피는 게 아니다. 다음에 그가 무슨 짓을 할지, 내 차례가 될지 아니면 남의 차례가 될지 알고 싶어 하는 두려움 때문에 병적으로 그 눈에 매료되어 살피는 것이다. 내 앞쪽의 꼬마들도 똑같은 관심을 두고 그의 눈을 살핀다. 그는 모르는 척하지만 사실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는 산수 공책에 줄을 그으며 끔찍한 표정을 짓는다. 그러다 곁눈질로 우리 쪽을 훑으면, 우리는 모두 책 위로 고개를 숙이고 벌벌 떤다. 잠시 후 우리는 다시 그를 살핀다. 숙제를 제대로 못 한 불운한 범인이 그의 명령에 따라 다가간다. 범인은 더듬거리며 변명하고 내일은 잘해 보겠다고 다짐한다. 크리클 선생님은 그를 때리기 전에 농담을 던지고, 우리는 웃음을 터뜨린다. 우리는 재처럼 창백한 얼굴로, 가슴이 바닥까지 내려앉은 채 웃어젖히는 비참한 강아지들일 뿐이다.
나른한 여름 오후, 나는 다시 책상에 앉아 있다. 아이들이 마치 수많은 쉬파리 떼처럼 웅성거리는 소리가 주위에서 들려온다. 한두 시간 전에 점심을 먹은 탓에 미지근한 고기 기름기가 얹힌 듯 속이 더부룩하고 머리는 납덩이처럼 무겁다. 세상을 다 준대도 잠들고만 싶다. 나는 새끼 부엉이처럼 눈을 깜빡이며 크리클 선생님을 응시하고 앉아 있다. 잠시 졸음이 밀려오면 그가 산수 공책에 줄을 긋는 모습이 어렴풋이 보이다가, 어느새 내 등 뒤로 다가와 등줄기에 붉은 자국을 남기며 나를 깨워 그를 똑똑히 인식하게 한다.
운동장에 나와서도 보이지 않는 그에게 여전히 시선이 사로잡혀 있다. 그가 식사를 하고 있다는 걸 아는 저 멀리 떨어진 창문이 그를 대신하기에, 나는 그쪽을 쳐다본다. 그가 창가에 얼굴이라도 내밀면, 나는 애원하듯 굴복하는 표정을 짓는다. 그가 유리창 너머로 밖을 내다보면, 가장 용감한 아이조차도(스티어포스는 예외지만) 고함을 치거나 소리를 지르다 말고 깊은 생각에 잠긴 듯 멈춰 선다. 어느 날, (세상에서 가장 운 없는 아이인) 트래들스가 공을 던지다 실수로 그 창문을 깨뜨리고 말았다. 그 장면을 목격하고 공이 크리클 선생님의 신성한 머리를 강타했다는 느낌이 들었던 그때의 어마어마한 공포가 지금도 몸서리쳐진다.
불쌍한 트래들스! 팔다리가 마치 독일 소시지나 롤리폴리 푸딩처럼 보이는 꽉 끼는 하늘색 정장을 입고 있던 그는 우리 중 가장 즐거우면서도 가장 비참한 아이였다. 그는 툭하면 매를 맞았는데(그 학기 내내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맞은 것 같다. 단 하루, 월요일 휴일에 두 손바닥을 자로 맞았을 때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그때마다 삼촌에게 편지를 쓰겠다고 해놓고는 정작 단 한 번도 그러지 못했다. 책상에 잠시 머리를 박고 있다가도 어떻게든 기운을 차리고 다시 웃기 시작하며, 눈물 자국이 마르기도 전에 석판 가득 해골을 그려 대곤 했다.처음에는 트래들스가 해골을 그리며 무슨 위안을 얻는지 궁금했다. 한동안 나는 그를 매질도 언젠가는 끝난다는 사실을 죽음의 상징을 통해 되새기는 일종의 은둔자처럼 여겼다. 하지만 이제 와 생각해 보면, 그는 그저 해골 그리기가 쉽고 이목구비를 일일이 그릴 필요가 없어서 그랬던 것 같다.
트래들스는 매우 의리 있는 아이였고, 친구들끼리 서로 의지하는 것을 신성한 의무로 여겼다. 그는 이 일로 몇 차례 곤욕을 치렀는데, 특히 한 번은 교회에서 스티어포스가 웃음을 터뜨렸을 때 관리인이 트래들스가 웃은 줄 알고 그를 밖으로 끌고 나간 적이 있었다. 지금도 교인들의 경멸을 받으며 잡혀 나가는 그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는 다음 날 매를 맞으면서도 끝내 진짜 범인이 누구인지 말하지 않았고, 하도 오랫동안 감금되어 있었던 탓에 라틴어 사전 전체를 해골들로 뒤덮어 버린 채 풀려났다. 하지만 그에게도 보상은 있었다. 스티어포스가 트래들스에게는 비겁한 구석이 전혀 없다고 말했고, 우리 모두는 그 말을 최고의 칭찬으로 여겼던 것이다. 나로서는 그런 보상을 받을 수만 있다면(트래들스보다 훨씬 용기도 없고 나이도 어렸지만) 꽤 많은 고생을 감내했을 것이다.
스티어포스가 크리클 선생님의 딸과 팔짱을 끼고 우리 앞을 걸어 교회로 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내 인생 최고의 구경거리 중 하나였다. 나는 크리클 양이 미모 면에서 어린 에밀리만큼은 못하다고 생각했고 그녀를 사랑하지도 않았지만(감히 그럴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녀가 무척 매력적이고 기품 면에서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숙녀라고 생각했다. 스티어포스가 흰 바지 차림으로 그녀의 양산을 들어줄 때면 그를 안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웠고, 그녀도 분명 마음을 다해 그를 흠모할 수밖에 없으리라고 믿었다. 샤프 선생님과 멜 선생님도 내 눈에는 대단한 인물들이었지만, 그들에게 스티어포스는 두 별 앞의 태양과 같은 존재였다.
스티어포스는 계속 나를 보호해 주었고 아주 유용한 친구가 되어 주었다. 그가 관심을 두는 사람을 감히 괴롭히는 아이는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나에게 엄격했던 크리클 선생님으로부터 나를 보호해 주지는 못했지만(적어도 그러지는 않았다), 내가 평소보다 더 심하게 당했을 때면 언제나 내게 그만큼의 배짱이 조금 부족하다며 자신이라면 절대 그렇게 당하고 있지는 않았을 거라고 말해 주었다. 나는 그 말이 나를 격려하려는 뜻임을 느꼈고, 그가 정말 친절하다고 생각했다. 크리클 선생님의 엄격함에도 내가 아는 한 가지 장점이 있었다. 내가 앉아 있는 의자 뒤로 선생님이 지나갈 때면 내 몸에 붙은 표지판이 거슬렸고, 지나가면서 나를 때리려 할 때마다 표지판이 걸리적거렸던 것이다. 그 덕분에 표지판은 곧 떼어졌고, 나는 다시는 그것을 볼 수 없었다.
우연한 계기로 스티어포스와 나의 친분은 더욱 돈독해졌는데, 가끔 불편한 점도 있었지만 나는 그것이 무척 자랑스럽고 만족스러웠다. 한번은 그가 운동장에서 나에게 말을 거는 영광을 베풀어 주었을 때, 내가 (지금은 무엇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무언가 혹은 누군가가 『페레그린 피클』에 나오는 무언가나 누군가와 닮았다고 조심스럽게 말한 적이 있었다. 그는 그때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밤에 잠자리에 들려 할 때 나에게 그 책을 가지고 있느냐고 물었다.
나는 없다고 대답하며, 어떻게 그 책과 내가 언급했던 다른 모든 책들을 읽게 되었는지 설명해 주었다.
"그럼 그 내용들이 기억나?" 스티어포스가 말했다.
"네, 그럼요." 나는 대답했다. 나는 기억력이 좋았고, 그 내용들을 아주 잘 기억하고 있다고 믿었다.
"그럼 이렇게 하자, 꼬마 코퍼필드." 스티어포스가 말했다. "네가 나한테 그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거야. 나는 밤에 일찍 잠이 안 오고 아침에는 보통 일찍 깨거든. 하나씩 차근차근 이야기해 보자고. 마치 『아라비안 나이트』처럼 만들어 보는 거야."
나는 이 제안에 매우 우쭐해졌고, 바로 그날 저녁부터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내가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과정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얼마나 엉망으로 만들었을지는 감히 말할 수 없고 알고 싶지도 않지만, 나는 그 작품들을 깊이 신뢰했고 내가 아는 한 최대한 소박하고 진지하게 이야기를 전달하려 노력했다. 그리고 그런 노력은 큰 효과가 있었다.
문제는 밤에 내가 자주 졸거나 기운이 없어 이야기를 이어가기 힘들 때가 많았다는 점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이야기를 계속해야만 했다. 스티어포스를 실망시키거나 기분 나쁘게 하는 건 당연히 있을 수 없는 일이었으니까. 아침에도 피곤해서 한 시간만 더 자고 싶을 때, 술탄의 왕비 셰헤라자데처럼 깨어나 기상 종이 울리기 전부터 긴 이야기를 강요당하는 건 고역이었다. 하지만 스티어포스는 단호했다. 그래도 그 대가로 그가 내 수학 문제나 연습 문제 등 너무 어려운 과제들을 설명해 주었기에, 나는 결코 손해 보는 거래는 아니었다. 하지만 내 마음을 정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결코 이득을 바라는 이기적인 동기나 그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었다. 나는 그를 존경하고 사랑했으며, 그의 인정만으로도 충분한 보상이 되었다. 그 시절의 사소한 기억들이 너무나 소중해서, 지금 돌이켜보면 마음이 아플 정도다.
스티어포스는 배려심도 깊었다. 한 번은 그 배려를 아주 단호하게 보여 주었는데, 그 모습이 가여운 트래들스와 다른 아이들에게는 조금 감질나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페고티가 약속했던 편지(정말이지 마음이 놓이는 편지였다!)가 학기가 시작되고 몇 주 지나지 않아 도착했고, 편지와 함께 오렌지 속에 파묻힌 케이크 한 상자와 앵초주 두 병이 들어 있었다. 나는 당연한 도리로서 이 보물들을 스티어포스에게 가져가 나누어 달라고 부탁했다.
"자, 꼬마 코퍼필드, 이렇게 하자." 그가 말했다. "그 술은 네가 이야기를 들려줄 때 목을 축이는 용도로만 쓰는 거야."
나는 그 생각에 얼굴이 빨개져서, 겸손한 마음에 사양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내가 가끔 목이 쉰다는 걸 눈여겨봤다며(그는 '약간 쇳소리가 난다'고 표현했다) 그 술 한 방울까지 남김없이 자신이 말한 용도로만 쓰겠다고 했다. 결국 술은 그의 상자에 잠가 두었다가, 기운을 차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될 때마다 그가 직접 약병에 덜어 코르크에 끼운 깃대 대롱을 통해 내게 먹여 주었다. 때로는 더 좋은 특효약으로 만들겠다며 친절하게 오렌지 즙을 짜 넣거나 생강을 섞거나 박하사탕을 녹여 주기도 했다. 그런 실험을 거친 덕분에 맛이 좋아졌다거나 소화제로 딱 알맞은 혼합물이었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나는 밤마다 잠들기 전과 아침마다 눈을 뜨자마자 그것을 감사히 마셨고 그의 배려에 깊이 감동했다.
내가 보기에 우리는 『페레그린 피클』을 읽는 데 몇 달을, 다른 이야기들을 읽는 데 또 몇 달을 보낸 것 같다. 이야기할 거리가 떨어져서 중단된 적은 결코 없었고, 술도 이야기만큼이나 오래갔다. 가여운 트래들스는(그 아이만 생각하면 웃음이 나면서도 눈물이 난다) 늘 일종의 합창대원 같은 역할을 했다. 그는 익살스러운 부분에서는 웃음을 참지 못하는 척했고, 이야기에 무시무시한 대목이 나오면 공포에 질린 척했다. 이런 모습 때문에 나는 종종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기억하기로 그는 『질 블라스의 모험』에서 알구아실(치안관)이 언급될 때마다 이가 딱딱 부딪치는 시늉을 하는 장난을 즐겼는데, 질 블라스가 마드리드에서 강도 두목을 만났을 때 이 운 나쁜 장난꾸러기가 어찌나 공포에 떠는 시늉을 리얼하게 했는지, 복도를 배회하던 크리클 선생님에게 들키고 말았다. 결국 그는 기숙사 안에서 소란을 피웠다는 이유로 톡톡히 매를 맞았다. 내 마음속의 낭만적이고 몽상적인 기질은 어둠 속에서 이루어지는 잦은 이야기들로 더욱 자극받았고, 그런 점에서 이 일은 나에게 그다지 유익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방에서 일종의 장난감처럼 사랑받고, 내 이런 재주가 아이들 사이에 퍼져 내가 가장 어린데도 상당한 관심을 끈다는 사실은 나를 분발하게 했다. 순전히 가혹 행위로 유지되는 학교에서는, 우두머리가 멍청하든 아니든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나는 우리 학교 아이들이 세상의 어떤 학생들보다도 무지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너무 시달리고 매를 맞아 공부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끊임없는 불운과 고통, 걱정 속에 사는 사람이 무슨 일을 제대로 해낼 수 없듯, 우리도 그럴 수 없었다. 그러나 나의 작은 허영심과 스티어포스의 도움 덕분에 나는 어찌어찌 계속 나아갈 수 있었고, 처벌을 거의 면하지는 못했을지라도 그곳에 있는 동안 일반적인 아이들과는 다르게 꾸준히 지식의 조각들을 주워 모을 수 있었다.
이 일에서 나는 멜 선생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그는 나를 아껴 주었고 나는 그 사실을 고마운 마음으로 기억한다. 스티어포스가 체계적으로 그를 깎아내리고, 그의 감정을 상하게 하거나 남들이 그렇게 하도록 부추길 기회를 거의 놓치지 않는 것을 볼 때마다 나는 늘 마음이 아팠다. 이런 점은 오랫동안 나를 더욱 괴롭혔는데, 왜냐하면 나는 스티어포스에게 케이크나 다른 눈에 보이는 물건을 숨길 수 없듯이 비밀도 숨길 수 없었기에, 멜 선생님이 나를 데리고 가서 보여 주었던 그 두 노파에 대해 일찌감치 이야기해 버렸기 때문이다. 나는 늘 스티어포스가 그 사실을 누설하고 멜 선생님을 조롱할까 봐 겁이 났다.
첫날 아침 식사를 하고 공작 깃털 그림자 아래에서 피리 소리를 들으며 잠들었을 때, 나 같은 보잘것없는 존재가 그 빈민 구호소에 들어간 일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우리 중 누구도 전혀 생각지 못했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하지만 그 방문은 뜻밖의 결과를 낳았고, 나름대로 꽤 심각한 결과를 초래했다.
어느 날 크리클 선생님이 몸이 좋지 않아 결근하자 학교에는 당연히 활기찬 기쁨이 퍼졌고, 오전 수업 시간에는 소란이 끊이지 않았다. 아이들이 느끼는 엄청난 안도감과 만족감 때문에 아이들을 통제하기가 어려웠다. 공포의 대상인 텅게이가 나무 의족을 절뚝거리며 두세 번 들어와 주동자들의 이름을 적어 갔지만, 별다른 효과는 없었다. 아이들은 내일이면 어차피 무슨 짓을 하든 혼날 게 뻔하다고 생각했기에, 오늘 즐기는 것이 현명하다고 여긴 것이 분명했다.
토요일이었으므로 엄밀히 말하면 반나절 휴일이었다. 하지만 운동장의 소란이 크리클 선생님을 방해할 것 같았고 날씨도 산책하기에 좋지 않았기에, 우리는 오후에도 학교에 나오라는 지시를 받았고 그날을 위해 준비된 평소보다 가벼운 과제를 받았다. 그날은 샤프 선생님이 가발을 손질하러 나가는 요일이었기에, 무슨 일이든 궂은일은 도맡아 하던 멜 선생님이 혼자 학교를 지켰다. 멜 선생님처럼 온화한 분을 황소나 곰과 연결 지을 수 있다면, 소란이 절정에 달했던 그날 오후의 그분을 보며 수천 마리의 개에게 공격당하는 그런 동물들을 떠올렸을 것이다. 나는 그분이 앙상한 손으로 지끈거리는 머리를 받치고 책상 위 책을 내려다보며, 하원의장이라도 현기증을 느꼈을 법한 소란 속에서 지루한 일을 계속하려 애쓰던 모습을 기억한다. 아이들은 자리를 들락날락하며 다른 아이들과 술래잡기를 했고, 웃고 노래하고 떠들고 춤추고 울부짖는 아이들로 가득했다. 아이들은 발을 질질 끌고 선생님 주위를 맴돌며 씩 웃거나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선생님 등 뒤에서 혹은 눈앞에서 선생님을 흉내 냈다. 선생님의 가난, 부츠, 코트, 어머니, 그리고 아이들이 배려해 주었어야 할 선생님의 모든 것을 흉내 낸 것이다.
"조용히 해!" 멜 선생님이 갑자기 일어나 책으로 책상을 탁 치며 외쳤다. "이게 무슨 짓들이냐! 도저히 참을 수가 없구나. 정말 미치겠군. 얘들아, 어쩜 나한테 이럴 수가 있니?"
선생님이 책상을 친 것은 내 책이었다. 나는 선생님 곁에 서서 교실을 훑는 선생님의 시선을 따라갔고, 아이들이 모두 멈춰 서는 것을 보았다. 어떤 아이는 갑작스러운 일에 놀랐고, 어떤 아이는 겁을 먹었으며, 아마 미안함을 느끼는 아이들도 있었을 것이다.
스티어포스의 자리는 긴 교실 반대편 끝, 학교 맨 뒷줄이었다. 그는 벽에 등을 기대고 주머니에 손을 꽂은 채 빈둥거리고 있었는데, 멜 선생님이 그를 쳐다보자 마치 휘파람을 부는 것처럼 입을 굳게 다물고 선생님을 마주 보았다.
"조용히 하게, 스티어포스 군!" 멜 선생님이 말했다.
"선생님이나 조용히 하세요." 스티어포스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지금 누구한테 말씀하시는 건데요?"
"앉게." 멜 선생님이 말했다.
"선생님이나 앉으세요." 스티어포스가 말했다. "자기 할 일이나 잘하시죠."
낄낄거리는 웃음소리와 약간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멜 선생님의 얼굴이 너무나 하얗게 질려 있었기에 즉시 정적이 흘렀다. 선생님 뒤로 뛰쳐나가 선생님의 어머니를 또 흉내 내려고 했던 한 아이는 마음을 바꾸어 펜을 고쳐야 하는 척했다.
"스티어포스, 네가 여기 있는 아이들의 마음을 어떻게 조종하는지 내가 모를 거라 생각한다면," 멜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그는 (내 생각에는 무심결에) 내 머리에 손을 얹으셨다. "혹은 네가 방금 전까지 후배들을 부추겨 나에 대한 온갖 만행을 저지르게 하는 것을 내가 보지 못했을 거라 생각한다면, 너는 착각하는 거다."
"선생님에 대해 생각하느라 애쓰지 않아요." 스티어포스가 냉정하게 말했다. "그러니 공교롭게도 전 착각하지 않았네요."
"그리고 네가 여기서 편애받는 지위를 이용해," 멜 선생님이 입술을 몹시 떨며 말을 이으셨다. "신사를 모욕한다면……"
"신사요? 어디 계시죠?" 스티어포스가 말했다.
그때 누군가 '부끄러운 줄 아세요, J. 스티어포스! 너무 심하잖아!' 하고 외쳤다. 트래들스였다. 멜 선생님은 그에게 입 다물라고 명령하여 즉시 그를 침묵시켰다. "인생에서 운이 따르지 않는 사람, 그리고 당신에게 조금의 잘못도 하지 않은 사람을 모욕하는 것은," 멜 선생님이 입술을 더욱 떨며 말씀하셨다. "당신이 그를 모욕해서는 안 되는 수많은 이유를 충분히 이해할 나이와 지혜를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열하고 저급한 짓을 저지르는 겁니다. 당신은 앉든 서든 마음대로 하세요. 코퍼필드, 계속 읽어라."
"젊은 코퍼필드," 스티어포스가 교실 앞으로 걸어 나오며 말했다. "잠깐 멈춰. 멜 선생님, 단단히 일러두겠는데, 당신이 나를 비열하다거나 저급하다거나 그런 식으로 부를 자유를 행사한다면, 당신은 염치없는 거지일 뿐이야. 당신은 원래 거지잖아, 안 그래? 하지만 그런 식으로 말한다면 당신은 염치없는 거지라고."
스티어포스가 멜 선생님을 치려던 것인지, 멜 선생님이 그를 치려던 것인지, 아니면 양쪽 다 그럴 의도가 있었던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나는 학교 전체가 돌로 변한 것처럼 굳어 버리는 것을 보았고, 크리클 선생님이 텅게이를 대동하고 우리 한가운데 나타나셨으며 크리클 부인과 따님이 겁먹은 표정으로 문밖에서 들여다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멜 선생님은 책상에 팔꿈치를 올리고 얼굴을 감싼 채 잠시 동안 미동도 하지 않고 앉아 계셨다.
"멜 선생님," 크리클 선생님이 그의 팔을 흔들며 말씀하셨다. 이제는 속삭임도 너무나 또렷하게 들려서 텅게이는 굳이 선생님의 말을 따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설마 자제력을 잃으신 건 아니겠지?"
"아닙니다, 선생님, 아닙니다." 멜 선생님이 얼굴을 드러내며 머리를 흔들고 몹시 당황하여 손을 비비며 대답했다. "아닙니다, 선생님. 아닙니다. 저는 제 본분을 잊지 않았습니다, 저…… 아니, 크리클 선생님, 전 제 본분을 잊지 않았습니다, 저는…… 저는 제 본분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선생님. 저는…… 저는 크리클 선생님께서 조금 더 빨리 저를 기억해 주셨으면 했습니다. 그것이…… 그것이 훨씬 더 친절하고, 공정했을 겁니다, 선생님. 그랬다면 저도 어느 정도 체면은 지킬 수 있었을 겁니다, 선생님."
크리클 선생님은 멜 선생님을 빤히 쳐다보며 텅게이의 어깨에 손을 얹고 근처의 의자 위로 올라가 책상에 앉았다. 멜 선생님이 여전히 고개를 흔들고 손을 비비며 똑같이 당황해하는 모습을 그 높은 자리에 앉아 빤히 내려다보던 크리클 선생님은 스티어포스에게 몸을 돌리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