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갑자기 너무 많은 말을 했다고 후회하는 듯했고, 말을 멈췄다. 당시에도 나는 그가 어떤 느낌으로 그런 말을 했는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의 생각을 쾌활하고 가볍게 말하는 편이었지만, 그가 말했듯이 그저 '말을 위한 대화'는 죽기보다 싫어했다. 하지만 그는 내게서 진지한 관심과 더불어 지나치게 유희적인 태도, 즉 영리하게 말하는 것 자체를 즐기는 기쁨, 간단히 말해 완벽한 진지함의 결여를 감지했던 것이다.
* * * * *
내가 방금 쓴 마지막 단어 '완벽한 진지함'을 다시 읽으니, 막스 데미안과 함께했던 아직 반쯤 아이였던 그 시절, 가장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 또 다른 장면이 갑자기 떠오른다.
우리의 견진성사 날이 다가왔고, 종교 수업의 마지막 시간들은 성찬식에 관한 것이었다. 목사님은 이를 중요하게 생각했고 노력을 기울였으며, 그 시간들 속에는 확실히 엄숙함과 분위기가 감돌았다. 하지만 바로 이 마지막 몇 번의 수업 시간 동안 내 생각은 다른 곳, 즉 내 친구라는 존재에게 묶여 있었다. 우리를 교회 공동체로 엄숙히 받아들이는 절차라고 설명받은 견진성사를 앞두고, 나는 이 반년 남짓한 종교 수업의 가치가 우리가 여기서 배운 내용에 있는 것이 아니라 데미안의 곁에 있고 그에게 영향을 받는 데 있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나는 이제 교회에 받아들여질 준비가 된 것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다른 것, 즉 어딘가 세상에 분명 존재할 것이고 내 친구가 그 대표자나 전령이라고 느꼈던 생각과 인격의 교단에 입교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나는 이 생각을 떨쳐버리려 애썼다.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견진성사를 일정한 품위를 지니고 치르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기에, 새로운 생각과 견진성사가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어찌하든 그 생각은 사라지지 않았고, 점점 다가오는 교회 행사와 결합되었다. 나는 남들과는 다르게 의식을 치를 준비가 되어 있었고, 나에게 그것은 내가 데미안을 통해 알게 된 생각의 세계로 받아들여지는 것을 의미했다.
그 무렵 나는 다시 한번 그와 격렬한 논쟁을 벌였는데, 바로 종교 수업 시간 직전이었다. 내 친구는 입을 굳게 다물고 있었고, 꽤 건방지고 거들먹거리는 내 말들에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
"우리는 너무 많이 말해." 그가 평소답지 않게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 "똑똑한 척하며 떠드는 건 아무런 가치가 없어, 조금도. 그저 자기 자신에게서 멀어질 뿐이지. 자기 자신에게서 멀어지는 건 죄악이야. 사람은 거북이처럼 자기 자신 속으로 완전히 숨어들 줄 알아야 해."
곧이어 우리는 교실로 들어갔다. 수업이 시작되었고 나는 집중하려고 애썼으며, 데미안은 나를 방해하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내 옆에 앉아 있는 그의 쪽에서 기묘한 느낌, 즉 공허함이나 냉기 같은 무언가를 느끼기 시작했는데, 마치 그 자리가 갑자기 비어버린 것만 같았다. 그 느낌이 압박감을 주기 시작했을 때, 나는 고개를 돌렸다.
그때 나는 친구가 평소처럼 곧고 바른 자세로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그는 평소와는 완전히 달라 보였고,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무엇인가가, 그를 감싸고 있는 무엇인가가 나로서는 알 수 없는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가 눈을 감고 있다고 생각했으나, 자세히 보니 눈을 뜨고 있었다. 그러나 그 눈은 아무것도 바라보지 않았고, 보는 상태가 아니었으며, 굳어 있거나 내면 혹은 아주 먼 곳을 향해 있었다. 그는 완벽하게 꼼짝도 하지 않고 앉아 있었고, 숨조차 쉬지 않는 것 같았으며, 입은 마치 나무나 돌을 깎아 만든 것 같았다. 얼굴은 돌처럼 균일하게 창백했고, 갈색 머리카락만이 그에게서 유일하게 살아 있는 부분처럼 보였다. 양손은 책상 위에 놓여 있었는데, 마치 물건이나 돌, 혹은 과일처럼 생명력 없이 고요했고, 창백하고 꼼짝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은 축 늘어진 것이 아니라 숨겨진 강렬한 생명력을 감싸고 있는 단단하고 훌륭한 껍질 같았다.
그 모습을 보자 나는 몸이 떨렸다. '죽었어!' 나는 생각했다. 거의 입 밖으로 낼 뻔했다. 하지만 나는 그가 죽은 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는 넋을 잃고 그의 얼굴, 그 창백하고 돌 같은 가면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나는 느꼈다. 저게 바로 데미안이구나! 평소 나와 함께 걷고 이야기하던 모습은 데미안의 절반에 불과했다. 그는 잠시 역할을 맡아 적응하며 호의로 함께해주던 것이었다. 하지만 진짜 데미안은 바로 이런 모습이었다. 이렇게 돌 같고, 아주 오래되었으며, 짐승 같고, 돌 같고, 아름답고 차가우며, 죽은 듯하면서도 비밀스럽게 엄청난 생명력으로 가득 찬 모습 말이다. 그리고 그 주변에는 그 고요한 공허, 그 에테르와 별이 가득한 공간, 그 고독한 죽음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제 그는 완전히 자기 안으로 들어갔구나.' 나는 전율하며 느꼈다. 나는 한 번도 이렇게 외로웠던 적이 없었다. 나는 그와 함께할 수 없었다. 그는 내게 닿을 수 없는 곳에 있었고, 세상 끝의 가장 먼 섬에 가 있는 것보다 더 멀게 느껴졌다.
나 말고는 아무도 이것을 보지 못한다는 사실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모두가 이곳을 바라보고, 모두가 깜짝 놀라야 했다! 하지만 아무도 그에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는 그림처럼 앉아 있었고, 내가 보기엔 기묘하게 우상처럼 뻣뻣했다. 파리 한 마리가 그의 이마에 내려앉아 코와 입술 위를 천천히 기어 다녔지만, 그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도대체, 지금 그는 어디에 있는 걸까?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을 느끼는 걸까? 천국에 있을까, 지옥에 있을까?
그에게 그것에 대해 묻는 것은 불가능했다. 수업이 끝날 무렵 그가 다시 살아나 숨을 쉬고, 그의 시선이 나와 마주쳤을 때 그는 예전과 다를 바 없었다. 그는 어디서 온 걸까? 어디에 다녀온 걸까? 그는 피곤해 보였다. 얼굴에는 다시 혈색이 돌았고 손도 다시 움직였지만, 갈색 머리카락만은 생기를 잃고 지쳐 보였다.
그 후 며칠 동안 나는 침실에서 여러 번 새로운 연습에 몰두했다. 의자에 똑바로 앉아 눈을 부릅뜨고, 완전히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또 그사이에 무엇을 느끼는지 기다려 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저 피곤해졌을 뿐이고 눈꺼풀이 몹시 가려워졌을 뿐이다.
그 직후 견진성사가 있었는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은 없다.
이제 모든 것이 달라졌다. 내 주위에서 어린 시절은 폐허가 되어 무너져 내렸다. 부모님은 나를 볼 때마다 어딘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으셨다. 누이들은 내게 완전히 낯선 존재가 되어 버렸다. 환멸감이 나를 짓눌러 익숙했던 감정과 기쁨을 왜곡하고 빛바래게 했다. 정원에는 향기가 없었고, 숲은 더 이상 나를 유혹하지 않았다. 세상은 내 주위에서 낡은 물건들을 떨이로 파는 것처럼 시시하고 매력 없는 곳이 되었으며, 책들은 그저 종이 뭉치였고 음악은 단순한 소음일 뿐이었다. 가을 나무에서 잎이 떨어지듯, 나무는 그것을 느끼지 못한 채 비를 맞고 햇살을 견디며, 혹은 서리를 견디면서 생명력을 서서히 가장 좁고 깊은 내면으로 움츠린다. 나무는 죽지 않는다. 그저 기다릴 뿐이다.
방학이 지나면 다른 학교로 진학하여 처음으로 집을 떠나기로 결정되었다. 어머니는 때때로 나를 미리 떠나보내는 사람처럼 특별한 다정함으로 다가와, 내 마음속에 사랑과 향수, 잊히지 않는 기억들을 심어주려 애쓰셨다. 데미안은 멀리 떠나고 없었다. 나는 혼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