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관객을 위한 축원
시바 신은 여덟 가지 형상을 지니셨으니, 만물의 주인이자 왕이시라. 그 형상이란 처음 창조된 물과, 시작된 제물을 타오르게 하는 불, 제사장, 시간의 구분자인 달과 해, 소리의 길이자 모든 것을 감싸는 허공, 만물의 씨앗이 깃든 대지, 그리고 생명의 숨결인 바람이니. 이 형상들로 드러나신 그분께서 가까이 오시어, 여기 모인 이들에게 축복을 내리시기를.
무대 감독: 이만하면 되었소! (분장실 쪽으로 돌아서며) 부인, 준비가 되셨다면 이리 나오시오. (여배우 등장)
여배우: 여기 있습니다, 감독님. 무엇을 하면 될까요?
무대 감독: 관객들의 안목이 매우 높소. 우리는 유명한 칼리다사가 쓴 『샤쿤탈라와 인정의 반지』라는 새 연극을 선보일 예정이니, 출연진 모두 각별히 신경 써야 하오.
여배우: 만반의 준비를 갖추셨으니 아무 문제 없을 거예요.
무대 감독: (미소 지으며) 사실대로 말하자면, 부인,
현명한 이들이 만족할 때까지는 내 솜씨를 다 발휘했다고 할 수 없소. 아무리 훌륭한 재주꾼이라도 남의 도움을 필요로 하며, 스스로만 믿어서는 안 되는 법이니 말이오.
여배우: 맞는 말씀이에요. 그럼 먼저 무엇을 할까요?
무대 감독: 우선 관객들의 귀를 즐겁게 할 노래를 한 곡 불러야겠소.
여배우: 어느 계절의 노래를 부를까요? 무대 감독: 무엇 하겠소, 이제 막 시작된 쾌적한 여름 노래를 부르시오. 이맘때면
한낮의 목욕으로 더위를 식히고, 숲속 꽃향기 가득한 바람이 불어오지. 그늘에서 낮잠 자기에 더없이 좋고, 황혼의 시간은 참으로 매혹적이니.
여배우: (노래한다)
꽃가루 가득 머금은, 고운 시리스 꽃을, 소녀들은 꺾어 머리 장식하네, 하지만 조심스레, 이 꽃들은 벌들이 입 맞추는 꽃이라네.
무대 감독: 잘했소! 극장 안의 관객들이 모두 그대 노래에 넋을 잃고 그림처럼 꼼짝도 않고 있구려. 그들의 호의를 이어가려면 어떤 연극을 올려야겠소?
여배우: 아니, 아까 감독님께서 『샤쿤탈라와 반지』라는 새 연극을 올리기로 했다고 말씀하시지 않았나요?
무대 감독: 일깨워주어 고맙소. 잠시 깜빡했구려.
그대의 매혹적인 노래에 마음을 뺏겼던 것이오, 마치 우리 연극의 주인공이 사슴에 마음을 뺏겼던 것처럼.
(둘 다 퇴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