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막
도박을 한 안마사
[하녀가 등장한다.]
하녀:
어머니께서 아가씨께 전할 말씀이 있어 나를 보내셨지. 안으로 들어가 아가씨를 찾아야겠다. [그녀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걷는다.] 아가씨가 저기 계시는구나. 그림을 그리고 계시는데, 아주 온 마음을 다하고 계셔. 가서 말씀을 드려야겠다.
[그러자 사랑에 애타는 바산타세나가 앉아 있고, 마다니카가 등장한다.]
바산타세나: 그래, 얘야, 그래서?
마다니카: 아가씨, 아무 말씀도 안 하고 계셨잖아요. 무슨 말씀이세요?
바산타세나: 어머, 내가 무슨 말을 했지?
마다니카: 그래서라고 하셨잖아요……
바산타세나: [눈살을 찌푸리며] 아, 그랬지. 내가 그랬구나.
하녀: [다가오며] 아가씨, 어머니께서 목욕하시고 신들께 제사를 지내라는 전언을 주셨습니다.
바산타세나: 어머니께 오늘은 목욕재계를 하지 않겠다고 전해라. 대신 브라만 한 분을 모셔와 제사를 올리도록 해라.
하녀: 알겠습니다, 아가씨. [퇴장.]
마다니카: 아가씨, 이런 질문을 드리는 건 버릇없어서가 아니라 사랑 때문이니 부디 노여워 마세요. 대체 무슨 일이신가요?
바산타세나: 마다니카, 말해보렴. 내가 너에게는 어떻게 보이니?
마다니카: 아가씨께서 하도 넋을 놓고 계시니, 누군가를 향한 그리움으로 마음이 가득 차 계신 게 분명해요.
바산타세나: 잘 맞혔구나. 우리 마다니카는 참으로 남의 마음을 잘 꿰뚫어 봐.
마다니카: 정말 기뻐요. 그렇고말고요, 사랑의 신 카마는 참으로 위대하시니 젊은 시절에 그분의 축제를 맞이하는 건 참으로 반가운 일이죠. 그런데 아가씨, 혹시 왕이나 왕의 총애를 받는 분을 사모하고 계신 건가요?
바산타세나: 얘야, 나는 숭배하는 게 아니라 사랑하고 싶은 거란다.
마다니카: 그렇다면 혹시 아가씨의 마음을 흔든 분이 브라만인가요? 학식으로 아주 이름난 젊은 분이라도 되나요?
바산타세나: 브라만이라면 내가 숭배해야만 할걸.
마다니카: 아니면 여러 도시를 다니며 엄청난 부를 쌓은 젊은 상인인가요?
바산타세나: 얘야, 상인이란 아무리 사랑해도 너를 두고 다른 나라로 떠나야만 하는 법이란다. 그리고 그 이별은 사람을 몹시 슬프게 만들지.
마다니카: 왕도 아니고, 왕의 총애를 받는 자도 아니고, 브라만도 아니고, 상인도 아니고요. 그럼 아가씨께서 사랑하는 분은 대체 누구신가요?
바산타세나: 얘야! 얘야! 너 카마 신전이 있는 공원에 나와 함께 갔었지?
마다니카: 네, 아가씨.
바산타세나: 그런데도 마치 전혀 모르는 사람처럼 묻는구나.
마다니카: 이제 알겠어요. 아가씨께서 보호해 달라고 하셨을 때 위로해 주셨던 그분인가요?
바산타세나: 그래, 그분 성함이 뭐였지?
마다니카: 저기, 상인 거리에 사시는 분이요.
바산타세나: 하지만 나는 그분의 성함을 물었어.
마다니카: 아가씨, 그분의 성함은 그 자체로 길조예요. 그분 이름은 차루다타랍니다.
바산타세나: [기뻐하며] 잘했어, 마다니카, 잘했어. 정답이야.
마다니카: [혼잣말로] 이건 그렇다 치고. [소리 내어] 아가씨, 그분은 가난하다고 하던데요.
바산타세나: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내가 그분을 사랑하는 거야. 가난한 사람에게 마음을 준 창녀는 세상 사람들의 눈에도 허물이 없는 법이니까.
마다니카: 하지만 아가씨, 망고나무에 꽃이 다 떨어져도 나비가 찾아오나요?
바산타세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그런 부류의 여자를 나비라고 부르는 거란다.
마다니카: 그럼 아가씨, 그분을 사랑하신다면 당장 찾아가 보시는 건 어때요?
바산타세나: 얘야, 내가 당장 찾아가면 그분이 아무 보답도 해줄 수 없어서…… 아니, 그런 뜻은 아니지만, 그분을 뵙기가 어려울 것 같아서 그래.
마다니카: 그래서 보석을 그분께 맡기신 건가요?
바산타세나: 정답이야.
……
무대 뒤에서 나는 소리: 어이, 안마사가 내 돈 열 닢을 빚지고 도망쳤다. 잡아라, 잡아! [도망치는 안마사에게] 서라, 멈춰! 여기서 다 보인다. [겁에 질린 안마사가 급히 등장한다.]
안마사: 아, 빌어먹을 도박질!
고삐 풀린 망아지 같은 이 도박이 어찌나 나를 걷어차는지! 주사위 던지기에서 창이라 불리는 건 그 이름 그대로 나를 쿡 찌르는구나.
판돈을 계산하느라 도박장 주인은 정신이 없었고, 덕분에 나는 힘들이지 않고 문밖으로 달아났지. 하지만 위험한 거리에 마냥 서 있을 수만은 없구나. 나를 구해줄 사람은 없는 걸까? 누구든 있다면 그 발 앞에 엎드려 빌 텐데.
도박장 주인과 도박꾼이 다른 곳을 뒤지고 있는 동안, 나는 이 빈 사원에 뒷걸음질로 들어가 여신 노릇이나 해야겠다. [그는 온갖 몸짓을 하더니 자리를 잡고 기다린다.]
[마투라와 도박꾼이 등장한다.]
마투라: 아, 여보시오, 어떤 안마사가 내게 금화 열 닢을 빚지고는 우리 손아귀에서 빠져나갔단 말이오. 잡아, 붙잡으라고! 멈춰, 거기 서! 거기 있는 거 다 보인단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