겐지모노가타리 · 가을바람이 차가워질 무렵이 되어 주궁께서는 궁중으로 돌아가려 하셨으나, 단풍이 한창인 가을에 이곳에서 뵙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고 젊은 여관들은 말하며, 다들 친정에 있지 않고 요즘은 로쿠조인에 모여 있었다. 물을 사랑하고 달빛 풍경을 즐기며 음악 연주회도 자주 열렸다. 효부쿄 친왕은 예전보다 화려해진 로쿠조인을 사랑하여, 그 분위기의 중심에 서 계셨다. 아침저녁으로 얼굴을 뵙고 있으면서도 늘 방금 피어난 꽃을 만나는 듯한 기분이 드는 효부쿄 친왕이었다. 가오루는 그만큼 깊이 관여하지 않았기에, 젊은 주궁의 여관들은 그가 오면 긴장하곤 했다. 마침 이 두 젊은 귀인이 동시에 주궁의 거처에 들렀을 때, 우지에 있던 시종이 물건 그늘에서 엿보며 '어느 쪽이든 이 훌륭하신 분들 중 한 분의 사랑을 받으며 살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하고 생각했다. 타고난 행운을 스스로 저버리고 만 공주님이라 생각하며, 다른 사람들에게는 우지의 산장이나 가오루의 애인이었던 공주님에 대해 아는 체하지 않았기에 혼자서만 안타까워하고 있었다. 효부쿄 친왕이 어소의 이야기를 어머니인 주궁께 자세히 아뢰고 계셨기에, 가오루가 거처에서 나가려는 것을 보고 자신을 들키지 않으려 했다. 1주기 기일도 채우지 않고 우지를 떠난 것이 고인에게 정이 없는 행동이라 여겨지고 싶지 않았기에, 시종은 서둘러 몸을 숨겼다. | TRANSREADER